요즘 젊은 직장인들의 평생소원 가운데 하나가 제 집 갖는 것이다. 그러나 수입에 비해서 집값이 매년 오르고 있다. 사람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여건이 의, 식, 주이고 그 중에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이 `사람이 사는 건물`인 집으로 보금자리다. 인간이 생활하는 집이란 따뜻하고도 안락한 장소이고 육신의 따뜻함과 사랑의 따뜻함을 요구하는 곳이다. 세상이 넓다 하나 내 집같이 아득한 곳은 없다. 그것은 아무런 간섭도 없고 구속이 없는 절대의 편안함이 있는 평화의 곳이기 때문이다. 원래 집이란 생활의 거점이요 생활을 위해 존재 했던 것이 이제는 재산의 척도이고 경제적 가치로 계산되어 집이란 원래의 이미지에서 달리 상품화 되고 있다. 소설가 손소희의 `우리 집`이란 글에 `옛날엔 집이라 하면 자기가 태어난 출생지요 집이 크고 한옥이던 양옥이던 아무런 불평도 없이 지내온 본향이다. 크고 작고 관계없이 사랑과 소망과 믿음의 근거를 우리 집에 두고 있었다.` 대궐같이 커다란 집에 살던 초가삼간 외진 곳에 살더라고 큰 관심이 없었고 많은 식구지만 오순도순 사는 것만 이 인생살이로 여겨왔다. 길재의 시에, 시냇가 오막살이/한가히 살매/달 밝고 바람 맑아/흥 겹구나/찾아 온 손이라곤 없고/산새들만 지저귀는데/대나무 숲 이래 상(床) 옮겨 놓고/누워서 글을 읽노라. 이것이 바로 집을 갖는 선비의 유유한 생활이다. 건축가 김중업의 `집`이란 문헌에서 집이란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작다고 불편한 것도 아니다. 집에는 질서가 깃들어야 하고, 화목한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그냥 건물인 하우스(House)가 아니고 홈(Home)인 가정이어야 한다. 격언에도 남자는 집(건물)을 짓고 여자는 가정을 꾸민다고 했다. 자기의 집은 모두가 성곽이며 자기 집보다 좋은 곳은 없다고 한다. 사랑 없는 집은 이슬 없는 초원이요 집은 땅 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 위에 서 있는 왕국이다. 인간 뿐 아니라 다른 동물에게도 집을 짓고 집을 찾는 본성이 있다. 까치가 놓은 나무의 상부에 자신이 집을 짓는 기술은 사람이 오히려 자성해야 할 교훈을 얻는다. 나뭇가지를 물어다 엉기정기 어설프게 아무렇게나 짓는 것 같지만 모진 태풍과 거친 폭우에도 용케 견뎌내는 기술은 사람 못지않다. 인간의 과학을 알고 건축학을 연구한 기술자도 까치보다 못한 불실공사가 비일비재 하다. 사람들의 생활의 규칙 중 하나가 회귀성이다. `회귀성`이란 물고기가 태어 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성장한 다음 산란을 위하여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습성이다. 해가 지면 어른이나 아이들은 집으로 간다. 개, 소, 닭도 마찬가지며 연어, 황어, 은어 등도 회귀성이 있어 먼 바다에서 생활하다 안태고향인 강을 찾아간다. 집이란 이런 곳이다. 사람이 이렇게 집을 찾는 까닭은 쉴만한 가정이 있고 만나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평안한 마음이 가 있는 곳이 가정이요, 애정집단이다. 가정은 한 가족을 단위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가족은 혈연으로 맺어진 생활 공동체다. 그러므로 집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고 가정은 지상의 낙원이요, 가족은 권속으로 피붙이라 한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운 사람 사이가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