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1일 상주시 남자 공무원들이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출근한 것이 화제가 됐다. 넥타이도 검은색을 맸다. 여자공무원들도 검은색 복장이었다. 　공무원들의 이날 검은색 복장 출근은 상주시 인구 10만 명을 지키지 못 한데 대한 공직자로서 성찰과 다짐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상주시는 1965년 전체 인구수가 26만5천명에 달했다. 지금 인구의 2.5배가 넘는다. 그러던 상주시 인구는 공무원들이 상복을 입고 출근하기 2주전 9만9986명으로 10만명선이 붕괴됐다. 54년만에 일어난 일이다. 상주시는 인구가 줄어들 동안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대 2천400만원의 출산.육아 지원금을 주고 전입신고하는 대학생에 대해서도 매 학기마다 20만원씩 지원했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꼭 지키고 싶었던 인구10만선도 붕괴됐다. 공무원들의 상복 출근 한달여 뒤인 3월27일 상주시 인구는 민관의 전입 독려운동 덕분에 10만35명으로 10만명선을 다시 회복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언제 또 다시 10만 명선이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상주시 인구 10만 명 붕괴 원인은 취업인구 유출과 사망으로 인한 자연감소율 증가 때문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농촌의 고령화와 이농, 출산율 감소가 인구 감소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신생아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으면서 경북 대부분 지역은 상주시와 비슷한 심각한 인구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경북도내 다른 지자체들도 상주시처럼 아이를 낳을 때마다 출산장려금을 주고 국가에서도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을 주고 있지만 인구 감소를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때 주민수가 12만명(1966년)에 달했던 영덕군의 경우도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구가 급격히 줄었다. 지금은 주민수가 작년 12월 기준 3만8천108명에 불과하다. 영양군은 이보다 더한 실정이다. 인구수가 영덕군의 절반도 안되는 1만7천356명이다. 군이라고 하지만 주민수는 큰 시·군의 읍·면 인구보다 적다. 　이 같은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경북지역 23개 시·군 가운데 포항,구미,경산시와 칠곡군을 제외한 19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의성,군위,청송,영덕,영양,봉화 등 6곳은 소멸고위험지역(전국11곳)에 포함됐다. 　다시 말해 저출산·고령화로 경북은 19개 시·군이 인구 감소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된 지역들은 비상이 걸렸다. 저마다 인구 감소를 막을 저출생 대책을 내놓고 있다. 　경북도는 `이웃사촌시범마을`을 조성, 도시 청년들이 들어와 일자리와 주거, 의료, 교육, 문화 걱정 없이 아이들을 키우고 생활하도록 해 사라지는 마을이 아닌 살아나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우리보다 20년 앞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은 반면교사다. 　경북지역 자치단체들도 저마다 일본을 찾아 그들의 해결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가 당장에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구 감소는 경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가 직면한 사안이다. 혼인율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1970년 101만명이던 출생아수는 지금은 30만명대로 급락했다. 당장 올해부터 출생아보다 사망자수가 많을 것이란 전망이다. 2028년을 정점으로 우리나라 총인구가 3년 앞당겨 감소할 것이라 한다. 모두가 우울한 소식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 인구 감소, 즉 인구 절벽은 국력위축은 물론 더 나가 국가존립을 위태롭게 할지 모른다. 　정부도 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인식, 대책 마련에 나섰다. 범정부 차원의 인구정책 TF를 출범해 인구구조 변화가 사회·경제 각 분야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상반기 내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손잡고 이제 인구 감소에 적극적으로 공동 대응할 때다. 　상복을 입고 출근한 상주시 공무원들의 모습은 발등에 떨어진 인구감소문제의 심각성을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했다. 모두 그런 절박한 심정으로 소멸위기에서 벗어날 대책 마련에 나섰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