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문제가 재점화됐다. 　아니 어쩌면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문제가 되살아났다고 하는 것이 맞을지 모른다. 　여당인 부산,울산,경남 시.도지사가 합의해 구성한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24일 김해공항 확장방안을 백지화하고 신공항 입지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최종보고회`장에는 부·울·경 시·도지사 뿐만 아니라 지역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들도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검증단은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 신공항은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국제공항으로서 역할은 불가능,동남권 관문공항 입지로 부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 　3년전 결정된 김해 신공항을 부정하고 나선 것은 부산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 후 가덕도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월13일 부산을 방문해 동남권 신공항 재검토를 시사 한적이 있다. 부산시민들에게 잊었던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불씨를 되살릴 동력을 문 대통령이 선물을 준 꼴이 된셈이다. 　결국 그런 과정들을 거쳐 이젠 부산을 중심으로 여당소속 부·울·경 시·도지사들과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부·울·경 시·도지사들은 검증단의 최종보고를 듣고 동남권 신공항문제를 즉시 국무총리실로 이관해 김해 신공항의 관문공항으로서의 적합성여부에 대한 정책결정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공은 이제 총리실로 넘어간 셈이다. 총리실이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증단의 김해 신공항 백지화는 중앙정부가 외국 전문가를 불러 확정한 동남권 신공항 건설방안으로 결정된 김해공항 확장 결론을 지방자치단체가 뒤집은 모양새다. 　검증단은 이날 29명의 검증단 명단도 공개 하지 않아 조사의 신뢰성과 공정성마저 의문시 된다. 　부·울·경 검증단의 발표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김해신공항 건설은 전혀 문제가 없다"며 "국무총리실의 영남권신공항 재검증 및 변경은 5개 시·도합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공동입장을 내놨다. 　또 중차대한 국책사업이 일부지역의 이기주의와 정치적 필요에 따라 무산·변경되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울·경 시·도지사들이 부산·경남의 발전을 위해 자신들의 지역에 국제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일방적으로 잘못됐다고 비난할 수 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2006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토지시를 한 후 이명박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온갖 우여곡절 끝에 김해 신공항 건설로 마무리된 사항이다. 　그리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입지적으로 대구·경북주민들이 이용하기에 접근성 등 모든 면에서 뒤떨어진다. 　그러고 보면 가덕도 신공항은 대구·경북 주민들의 외면 속에 오로지 부산과 일부 경남주민들의 지역 공항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공항에 천문학적인 세금을 들여 건설한다는 것은 정치 논리를 제외한 경제 논리로는 일반인들 입장에서도 납득이 가지 않는 사항이다. 　김해 신공항 건설문제가 결론 난 지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 문제를 재론하는 것은 정치적 환경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부산·경남에서 대통령이 배출되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울·경 시·도지사가 모두 자유한국당에서 여당인 민주당 소속으로 바뀐 것이 크게 작용 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공항 건설이란 막중한 국책사업을 정권을 잡았다고 지난 정부의 결정을 뒤집고 재추진하는 것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부·울·경 신공항 건설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 대구·경북 주민들의 신공항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