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물은 작고, 곱고, 예쁘고, 귀여운 것을 통틀어 아름답다고 하고 한자로 미(美)라고 한다. 그리고 위대하다는 말은 뛰어나고, 훌륭하며, 거룩하고, 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라는 말을 쓸 때는 제일 먼저 거론되는 것이 사람이다. 사람의 얼굴을 두고 외무가 미려하여 미모라 하고 그 사람을 미인이라 한다. 　아름다운 것은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느껴야 하고 눈부시게 뛰어 난 것을 화려한 것이라 한다. 　아기의 신발처럼 작고 탐스런 것을 예쁘고 참하다고 한다. 　원래 참하다는 말쑥하고 곱게 생겼으며 찬찬하고 얌전한 생김새를 말한다. 　마음에 들 만큼 훌륭하고 갸륵한 정신은 내부의 생명으로부터 나오는 빛이다. 　미는 지혜를 구하는 마음속에 진리와 창조를 안긴다. 미는 환희로 두 종류가 있다. 감미와 존엄이다., 　사람들은 감미를 여성의 특성으로 존엄을 남성의 특성으로 보아야 한다. 미의 특징은 감각적인 것과 정서적인 것과의 완성은 일치한다. 　정교한 진리는 현명한 자에게 있고, 미는 참된 마음에 있다. 　여러해 전에 외국에 가 있는 친지가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한국 땅에서 피는 아름답고 곱고 작은 꽃을 기르고 싶다는 간청이 왔다. 　필자 마음대로 휴대하기에 편리한 꽃씨를 장만했다. 아름다운 것은 작은 것이다. 　꽃씨와 함께 예쁜 시를 적어 전하기로 했다.담 아래 피었다/앉아서 피었다나비가 찾을 때/담 넘기 힘들까봐담 밑에 앉아서/혼자 곱게 기다린다씨앗은 앉은뱅이 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앉은뱅이 꽃은 채송화의 또 다른 이름이다. 　채송화는 7월에서 10월에 걸쳐 피는 앙증맞은 꽃이다. 　꽃말로 가련함을 나타내는 앉은뱅이 꽃이 담장아래에 빨강 노랑 분홍색으로 피어있다. 　쪼그리고 앉아있는 모습이다. 　동시작가 박두순은 `채송화야 왜 그러고 앉아 있니? 키 작다고 누가 놀렸니? 아니, 그럼 왜 쪼그리고 앉아 있어, 응 나비가 놀러 온댔어. 나비가 담 넘을 때 힘들대, 응덩이 좀 받쳐 주려고, 아 그렇구나, 마음도 예뻐라.` 　남을 생각하는 심성이 `파란 마음 하얀 마음`으로 돋아 보인다. 그런데 이 시는 왠지 외롭고 쓸쓸한 느낌을 풍긴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을 `담 아래`, `앉아서 핀`것으로 그리면서 첫 두 연을 한 행씩으로 배치, 강조한 때문일 게다. 시인은 병환 중에 썼고, 짧은 생을 마감한 애절한 넋이 아련스럽다. 　`아름다운 것은 반드시 쇠한다`는 말이 너무 미워진다. 　그러나 진정한 아름다움은 지혜와 똑같이 매우 간단하고 누구나 알기 쉬운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격언에도 남자의 미는 총명에 있고 여자의 총명은 미에 있다는 말의 의미가 깊은 느낌이 든다. 　미(美)란 예술가가 자기의 마음의 상처 한복판에서 세계의 혼돈으로부터 만들어 내는 놀랍고도 신기한 것이다. 　그러므로 미는 결정적이고 운명적이고 따라서 때로는 비극적이다. 　명심해야 할 고백은 미의 그 진가를 감상하는 사람만이 소요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는 영원한 것이 아니며 사람의 얼굴에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과 노력의 조화 속에 있다. 　아름다운 것은 세월이 짧다고 해서 `미인박명`이란 말이 타당한 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