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잘못(과오)이라는 허물과 실수는 제대로 잘하지 못한 짓으로 적절하지 않게 함부로 저지른 행동이다. 잘못은 성급함으로 항상 서두르는 일에서 생긴다. 가장 작은 잘못이 가장 좋은 잘못이지만 인간인 이상 그런 과실이 자주 일어나고 거듭된다는 사실에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잘못은 죄악이 아니다. 잘못은 인간의 특성이고 도리를 모르는 자만이 자기 잘못에 집착한다. 그러나 때로는 사람의 덕행보다 그 사람이 저지른 잘못에서 더 많이 배울 때가 있다. `탈무드`에 기록된 말씀에 "자기의 잘못을 의식하는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지는 일은 없다 또한 자기가 옳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하는 것처럼 마음이 무거운 것도 없다." 바쁘고 분주한 세상 앞만 보고 걸어 온 우리의 인생길 어렵고 험한 세월을 겪었다고 한다. 지금 나이로 이순(耳順-예순 살)을 넘긴 사람들은 이미 인생의 전반기를 살아 온 노인들이다. 얼마나 바르게 그리고 당당하게 살아 온 것인지 과거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들의 과거에는 우리 스스로가 남긴 족적(足跡-발자국)이 남아 있다. 일일삼성(一日三省)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매일 세 번씩 자신을 반성한다는 말에 깊은 교훈을 얻어 왔다. 엄기원의 동시 `눈 위를 걸어봐`라는 시어(詩語)에 온 세상이 새하얀/ 눈 위를 걸어 봐/ 똑바로 똑바로 걸었는데도/ 뒤 돌아보면/ 내가 온 발자국은 활이 되었다/ 참 이상하다/ 분명 똑바로 걸어왔는데?/ 아빠는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그 봐라/ 네 생각이 모두 바른 것 같지만/ 눈 위에 발자국과 같은 거란다. 발자국 때문에 조금 전의 일이 탄로 났다. 내 생각이 다 바르다고 여겼는데 똑바로 걸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눈길을 걸어보니 그게 아니었네! 눈 위의 활처럼 흰 발자국을 보니 분명 바르게 생각하며 걸어 왔다고 자신했는데 옳다고 믿은 생각의 손을 잡고 걸은 길이 이렇게도 굽어 있다니 깜짝 놀랄 일이다. 그렇구나. 한 번도 내 잘못은 뉘우치지 못했구나. 내 생각만 빳빳이 내세우는 건 위험한 일이구나. 새삼스럽지만 지금부터 걷는 걸음엔 생각의 발자국을 제대로 놓아야겠다. 동시 작가의 말씀은 엄시인이 던진 `눈 밭의 경고`를 어린이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어른들에게 먼저 묻고 싶다고 했다. 아마 크게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아직도 삐딱하게 살아 온 자신의 잘못을 모르기 때문이다. 많은 인간은 과오를 피하기보다도 과오를 뉘우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현명한 것은 남의 실수에서 교훈을 찾아내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타고난 과실이 하나씩 있다. 그것은 우리가 행복을 얻기 위하여 태어난 것이라고 믿고 있는 일이다. 시인 괴테는 "우리가 젊었을 때의 잘못은 무관하다 다만 그것을 거듭되는 실수는 용서가 안 되고 늙을 때까지 끌고 가서도 안 된다" 오히려 자신의 실수를 상기하고 남의 잘못을 덮고 잊으라 했다. 철학자 키케로는 "오류를 범하는 것은 인간의 습관이다." 하나의 큰 오류는 원인을 항상 결과 바로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있다. 그러기에 오류는 때때로 최상의 교사(스승)라 한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 중에 한순간의 과오 때문에 한 평생을 눈물로 보내며 한때의 실수의 대가를 일생동안 갚아야 함을 수 없이 많이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피를 말리는 반성으로 그 잘못을 만회하기에 전력을 다해야한다. 수라상에 올리는 진수성찬에도 음식 찌꺼기가 있다고 한다. 한 번 실수는 병가상사(兵家常事)라 낙심 할 것 없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잘못은 발전의 풍력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