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기해년 첫날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전에서 `포항 방문의 해`로 정하고 700만 명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시가 목표한 관광객이 무난히 달성될 수 있도록 야심차게 호미곶 일출을 비롯해 구룡포 일본인가옥 거리에 이르기 까지 포항 12景을 선정했다. 이 시장은 관계 직원들과 쾌적한 도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휴일도 없이 이리 저리 뛰면서 조성해 놓은 친환경 녹색도시 도심생태공원 조성사업 `그린웨이`는 많은 시민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심을 가로지르는 포항운하 둔치에도 시가 2천3백만 원의 예산을 들여 유채꽃 단지를 조성했다. 생동하는 4월 유채꽃 특유의 노란색을 수놓아야 할 포항운하 둔치에는 분명이 있어야 할 유채꽃은 없고, 눈에 보이는 것은 무성히 자란 잡풀과 각종 폐기물뿐이다. 이른 봄 농부가 농사를 짓기 위해 척박한 땅에다 밭을 갈고 거름과 비료를 주고 온갖 정성을 다해야 하지만 포항운하 둔치에는 그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 포항의 랜드마크 운하 주변을 관리하기위해 전문 공무원 3명이 근무하고 있다. 꽃이 피어야 할 시기에 꽃이 없다는 것은 겨울 동안 밭에 나가 씨앗이 발아 되는지를 관찰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시민 혈세로 봉급 받는 직원 3명은 도대체 그동안 유채꽃 현장 관리 없이 겨울이 나기까지 난로 불 밑에서 요행만 바라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는 공복(公僕) 이라는 자신들의 업무를 망각한 직무 유기다. 공무원들이 직접 유채 밭에서 씨 뿌리고 거름을 주라는 얘기는 아니다. 감독관으로서의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달라는 것이다. 이럼에도 유채꽃이 제때 피지 않았다면 파종한 업체에 연락해 다른 방법을 취해야 하나 지금까지 주변 환경이라는 엉뚱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갈매기가 와서 씨앗을 먹었다. 땅이 척박하다. 가뭄이 와서 그렇다. 씨가 말랐다 등 이유 같지 않은 이유에 말문이 막힐 뿐이다. 갈매기가 와서 씨앗을 먹었다함은 씨앗을 땅속에 묻질 않아 그렇고, 땅이 척박한 것은 밭을 갈지 않고 씨앗을 위에다 뿌리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결코 2천 3백만 원 숫자가 적은 돈이 아니다. 유채꽃 피우라고 예산을 집행 한 것인데 꽃이 피지 않았다면 관련 직원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안되면 될 때까지 정신이 필요하다. 이번 일은 구렁이 담 넘어 가는 것처럼 쉽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업체를 통해 돈을 회수함과 동시에 포항운하를 찾아 유채꽃 없이 돌아서는 시민들의 허탈한 심리적 보상까지 당연히 물어야 한다. 만약 담당 공무원 자신의 집 정원에 많은 돈을 투입해 꽃씨를 뿌렸는데 제 시기에 꽃이 피지 않았다면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시민의 세금은 우리 몸에 흐르는 귀중한 혈세와 같다. 공무원들은 시민들이 위임해 준 혈세를 잘 관리해야 한다. 이처럼 사명감 없는 일부 공무원 때문에 최근 산불에서 밤잠 못자고 지진피해 보상을 위해 전국을 누비면서 국민청원에 앞장서는 포항시민들에게 부끄럽지도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