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가 이길까.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 개표 상황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3일 밤 TV로 개표결과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막판 점점 좁혀지는 표차이를 보며 그래도 뒤집어지기야 하겠나 하는 생각을 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개표초반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는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이룬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여유있게 앞서갔다. 그러나 개표 막바지 두 사람간 표차이가 2천여표 차이로 좁혀지더니 결국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거꾸로 504표(0.5%)를 더 얻어 뒤집기에 성공했다. 일부 중앙언론은 강기윤 후보의 이 같은 막판 역전패를 예상 못한 탓인지 자유한국당이 보궐선거 2곳을 모두 이길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창원성산은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다. 정의당은 이 지역구에 자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정치적기반을 다지게 됐다. 자유한국당이 만약 이번 보궐선거에서 통영·고성에 이어 창원성산에서도 이겼더라면 한껏 고무됐을 것이다. 정권심판론에 민심이 자유한국당을 지지했다며 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정국주도권을 쥐고 향후 대여 투쟁의 수위를 높여 나갔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당은 황교안 당 대표체제로 처음 치른 이번 선거에서 큰 수확을 거둔 것 만큼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모두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여당 바람이 강하게 불던 PK지역에서 치렀다. 그런 점에서 한국당은 나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창원성산선거는 이긴거나 다름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단일후보에 맞서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기에 충분해 보인다. 통영·고성에서는 한국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큰 표차로 이겼다. 현 정권에 대한 심판과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로 여겨진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한국당은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한국당 후보가 큰 표차로 당선되고 험지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게 된 것은 현 정부에 실망한 민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한군데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전북 전주,경북 문경 등 3곳에서 치러진 기초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 당선자는 없다. 민주·정의당 단일후보가 창원성산에서 당선된 데 대해 위안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민심이 예전 같지 않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정치평론가들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내상을 입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 할 것이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인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정부측과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이 가져온 부작용으로 경기는 더욱 침체 되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영세기업들은 장사를 접고 공장문을 닫아야할 처지다. 거기다 늘어나는 복지로 기업과 국민들의 세부담은 증가 추세라고 한다. 공무원과 군인연금으로 인해 나라 빚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다. 국민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소식보다 우울한 소식이 더 많다. 이번 선거 결과를 정부와 여당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은 이번 보궐선거보다 더 큰 충격적인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이번 보궐선거결과는 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 여당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에 더 가깝다. 내년 4월에 치러질 21대 국회의원선거가 여야간 진정한 승부처다. 1년여 남은 기간 여야는 침체 된 경제를 살리고 국민들이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은 그런 정당을, 그런 정치인을 지지하고 선출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정치를 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