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약탈본이 미친 영향　 한 나라의 정신 문화의 응결체인 지적 진술의 서적이란 매개체가 전파 내지는 교류되어 타 민족의 의식 속에 어떻게 반영되었으며 이로 인한 시대적 사조의 형성에는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를 알아본다. 일본 문화는 조선과의 인적교류와 도서의 유입에서 발전되고 그 많은 영향은 백제를 거쳐 고려·조선조에 들어와 조선의 불교 및 유교사회의 문화가 그대로 일본 무가사회(武家社會)에 이식된 데 기인된다. 그 시기는 기마쿠라시대(1203~1334)에일어나고무로마치시대(1393~1582)에연구되어전국시대(1477~1575)를 거치는 동안 300여 년간은 무사도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집권하고 265년간은 조선의 유학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민심을 지배하는 학문적 문화적 정신적인 지주(支柱)가 되었다. 그것은 불교나 유학 등 형이상학 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 깊은 관계가 있는 문화도 병행하여 적극 받아들여 일본 문화를 다채롭게 형성하였다. 이 중에서 전란에 의한 기록 문화재인 약탈본이 일본 문화 및 산업 등에 미친 영향은 중차대하다. 그러므로 일본의 불교·유교·훈고학·전고학(典故學) 등의 발전도 모두 임진 왜란 때 약탈하여간 탈취본의 적절한 유포와 배본에서 기인된다. 근세 일본의 교육과 문화의 발전은 ①조선의 도서를 당시 일본의 위정자로서는 시의에 맞게 만나게 되었으며 ②이것을 강력한 정책적 뒷받침으로 활용하여 ③유학이라고 하는 특정의 학문을 정치철학으로 삼고 ④조선의 약탈본을 전국에 유효 적절하게 유포하고 ⑤조선의 금속 활자를 활용한 서지 사업의 적극적 장려가 연유가 된것이다. 오늘날 일본문화의 뿌리는 그 때 일본 국민의 의식 속에 잠재해 있던 지적호기심이 약탈본과 금속 활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여기에다 지적 의욕을 후세에 연면하면서 활자의 대중성과 서적의 공익성을 계속 발전시키고 진작시킨 결과의 소산인 것이다. 일본에서 식자층에서 임진년의 조선 침략전쟁을 가리켜 낭비의 해외 유학이라 하고 무용(無用)의 전(戰), 무명(無名)의 사(師)라고 악평도 한다. 가이바라 에키겐(貝原益軒)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략전쟁을 탐내는 사람, 교만한 사람, 화내는 세 사람의 합주라는 탐(貪)·교(驕)·분(忿)의 3병(兵)을 합한 경거 망동의 짓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아무튼 침략 목적을 추출해 낸다면 결과론으로 `도서전쟁` 내지는 `활자전쟁`으로 요약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임진 왜란으로 양국의 이익은 아무것도 없으나, 다만 낭비된 조선 유학에서 얻은 것은 문화상으로 도서의 약탈과 활판인쇄술의 도입으로 지적 빈곤에서 그들의 세계관 역사관 종교관에 일대 전환을 가져왔고, 공예상으로는 도자기가 있고, 외교상으로는 명군과의 접촉이 있다.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일본은 제발로 걸어와서 몸소 체험한 선진문화 습득의 행각이고, 조선은 가만히 앉아서 가르친 훈도적 사장(訓導的師丈)으로 귀착된다.　6. 맺는 말　근세 일본 문화의 촉진은 아무래도 임진 왜란 때의 조선 서적과의 접촉에서 이루어 졌으며, 그 관계는 불행하게도 전쟁이란 무력의 수단에 의해 그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러므로 지금의 일본 문화의 모체는 조선이고, 그 매개는 조선의 도서자료로, 고래로부터 조선 문화를 섭취 흡수하여 채장보단(採長補短)하고 이를 순응 동화시킨 일본은 이것을 점차 교묘하게 원형에서 첨삭하고 모방에서 변형시켜 고유의 미점을 점진 발전시키는 특유의 소질에서 일본의 것으로 승화시켰다. 이러하므로 민족 자질은 역사적 산물이며 부단한 문화적 접촉에서 성숙되는 것이다. 본디 한 나라의 사회 조직을 움직이는 동력은 인물이지만 그 인물의 의식구조나 사상 형성은 서적에 의한 교화에서 개안되고, 그 심취에서 원숙되는 것이다. 이러할 진데 일본에 있어서 문운(文運)의 좌표는 메이지(明治)의 문교(文敎)에서 기준을 찾아야 되고, 메이지 문세(文勢)의 바탕은 도쿠가와 265년의 교화(敎化)에서 이루어 졌으며, 도쿠가와 문덕(文德)의 연원은 조선 약탈본의 전래로 유불 경전을 독본으로 하여 연구를 증진한데 있다. 그러므로 일본 민족 문화의 뿌리, 그 생명력의 원천은 수많은 한민족(韓民族)이 이루어 놓은 도서의 산물이다. 본고를 마무리하면서 조선 서적이 일본에 전파된 그 역사적 사실은 바로 선진 문화의 배경이란 후광으로 황무지 일본 문화에 개명의 여명을 알리는 시대사조가 형성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요약할 수가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