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문 대구 서부경찰서 형사과장(사진)은 자신의 일에서는 냉철하면서도 이웃에게는 따스한 정을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경찰관으로 정평이 나있다. 모든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는 이런 이유에서 절대 경찰서를 찾는 민원인들을 소홀하게 대하지 않는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차 형사과장의 이러한 성품은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가수 김경남의 친구란 곡을 들려주며 이웃의 소중함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강조하는 그에게선 `시민과 함께하는 경찰`이란 표어를 가슴에 품은 그의 30여년에 가까운 경찰생활을 느낄 수 있었다. 차 형사과장은 "경찰의 존재 이유는 무엇보다 지역치안이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건 이웃사랑이다"며 "사회가 점점 외롭고 각박해져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삶이 담겨 있는 노래를 들으면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 형사과장은 1990년 5월 내당2동파출소를 시작으로 경찰공무원으로써 지역 치안에 노력해왔다. 지병으로 지금은 계시지 않는 부친께서 `순사`가 되길 염원했던 꿈을 가슴에 품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지역치안을 위해 발벗고 노력한 것은 물론 동료와 이웃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잠시도 쉬지 않았다. 그의 이 같은 노력은 악성 민원인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경찰서가 입는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 7월까지 자살한 경찰은 모두 114명으로 한 해 평균 최소 20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순직한 경찰 82명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차 형사과장은 이 같은 악성민원에도 경찰의 본분을 되새기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경찰서 곳곳을 휘젓는 민원인을 볼 때마다 차 한잔 대접을 하려고 노력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있는 민원을 귀 기울이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차 형사과장은 "많은 경찰들이 악성민원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하지만 외면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며 "악성민원인을 마주하는 경우가 생기면 그들의 대화를 듣고 제가 갖고 있는 지식으로 해결해보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민원인과 소통하는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부친의 뜻에 따라 `뚝심` 하나로 경찰의 길을 걷게 된 차 형사과장. 그러나 그는 자기 시간이 부족한 경찰 업무에도 가족을 살피는데 소홀하지 않았다. 틈틈히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여행 등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고 이런 노력으로 자제들 역시 차 형사과장과 같은 경찰이 되기 위해 현재 공부에 매진 중에 있다. 하지만 차 형사과장은 지금의 행복이 가능할 수 있었던데는 아내의 내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차 형사과장은 "제가 출근하는 시간은 오전 6시정도고 퇴근하는 시간은 보통 밤 10시가 넘을 때가 많다"며 "아무리 경찰이라고 해도 이런 일과를 보내면 짜증을 부릴만한데 제 아내는 지금까지 그러지 않았다. 언제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차 형사과장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검경수사권 조정은 검찰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 수사권을 경찰이 가져가고 검찰은 기소 및 공소유지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대안이다. 차 형사과장은 "그동안 검경수사권 조정을 놓고 오랜 기간 줄다리기를 해왔다"면서 "하지만 수사 과정에 있어서 수사권 문제는 가볍게 볼 상황이 아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뜻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