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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경원 원내 대표, 정략적 발언 우려된다 - 경북신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야반도주를 하다가 출국금지를 당했다. 외국의 친지집에서 열흘 정도 쉬려고 했다고 변명을 했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건대 기습적으로 출국하려 했던 의도가 충분히 보인다. 한 국가의 검찰 수뇌부였던 그가 받고 있는 의혹은 낯 뜨겁고 분개할 만한 일이다. 정치권에서 김학의 특검을 하자는 주장이 나오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김학의 특검과 맞바꿔 드루킹 재특검을 하자"고 어깃장을 놓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철저하게 전사다워 보인다. 반민특위가 국민을 분열시켰다는 발언을 했다가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히자 `반문특위`를 말한 것인데 국민들이 잘못 받아들였다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했다. 또 포항 지진에 대해서 정부 여당이 지난 정권 탓을 한다며 문 정부 출범 후에 지열발전소에 물을 주입한 것은 누가 책임지느냐는 식의 발언도 했다. 그리고 "한국당이 3월 국회를 결단한 것도 김태우 특감반부터 시작해 손혜원, 신재민, 드루킹 재특검 요구 등 많은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민생을 챙겨보기 위해서였는데 여당은 선거제·정치개혁 패스트트랙에 매몰돼 있다"고도 비난했다. 얼핏 생각하면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쟁을 비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한국당 외의 여야가 내놓는 정치적 행보에 대해 철저하게 대항함으로써 또 다른 정쟁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여러 가지 주장 가운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을 둘러싸고 황교안 대표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놓고 "민주당이 본인들 허물을 가리기 위해 `적폐`와 `전 정권 탓`에 이어 `황교안 대표 죽이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김학의보다 더 궁금한 것은 드루킹 특검"이라고 말한 것은 정쟁을 부추기는 전사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한 대목이다. 김학의 특검을 받아들일테니 대신 드루킹 특검을 해달라고 한 것은 어깃장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국민들은 지금 대한민국 고위직의 부도덕에 분노하고 있다. 김학의와 한국당이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면 나서서 김학의를 엄호사격할 이유가 없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대부분 상당한 계산에 의해 나온다고 얘기하지만 최근 일련의 발언이 국민 감정을 거스르는 것들이어서 우려스럽다. 김학의를 두둔한다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국민적 저항을 받을 수 있다. 정략적 움직임과 발언이 오히려 목표를 그르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2-03-03 오후 09:09:55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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