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소방서는 20일 소방차 길터주기의 필요성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시민이 참여하는 `소방차 길 터주기` 국민참여훈련을 가졌다.20일 오후 2시 3분께 수성소방서 차고문 앞에 주차된 펌프차 운전대를 잡은 소방관의 얼굴에선 긴장감이 엿보였다.펌프차는 5t 화물차량과 맞먹는 크기로 미끄러지듯 사이렌을 울리며 무학네거리 방면으로 진입하려고 했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무학네거리에서 관계삼거리 방면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펌프차 사이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운행을 계속하면서 진입부터 여려움을 겪기 시작했다.결국 사이렌만으로는 힘들겠다고 판단한 소방관이 주의 신호인 경음기를 울리자 그제서야 펌프차 앞을 지나던 차량들이 천천히 운행 속도를 낮추기 시작했다.힘겹게 도로에 진입했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청호로를 따라 황금고가교로 진입한 뒤 성동초등학교 일대에 도착하면서 방지턱과 불법주정차들이 펌프차의 속도를 줄이는데 일조했다.수성구청역으로 통하는 편도 1차선 범어로에서도 펌프차가 수성구청역까지 진입하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차량이 길게 밀리자 폄프차는 경음기를 울리며 반대차선으로 진입할 수 밖에 없었다. 맞은 편에서 오던 차량들은 보행도로 쪽으로 차량을 몰면서 펌프차의 길을 터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일부 차량에선 자신의 차량을 세우는데 불만이 있는 듯 클랙션을 울리기도 했다.법원을 지나 MBC네거리에서 유턴을 하는 과정에서도 펌프차의 운행에는 어려움이 따랐다.앞서 유턴을 준비하던 차량들이 길을 비키지 못하자 펌프차는 한동안 앞차가 빠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주부현 수성소방서 대응구조팀장은 "이 부분에서는 저희도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자칫 앞차가 길을 터주려고 하다 보면 국채보상로에서 동대구로로 빠지는 우회천 차량과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며 정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펌프차는 차량 크기와 차선을 비키지 않는 다른 차량들로 속도를 내기 어렵자 중앙분리봉 쪽으로 여러차례 진입하기도 했다.앞서 언급한 MBC네거리 일대를 비롯해 수성구민운동장역부터 시작되는 3호선 구간 대부분에서 펌프차는 다른 차량에 피해를 주지 않고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고의적으로 중앙분리봉 쪽으로 몰며 시속 40~50km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주 팀장은 "그나마 중앙분리봉은 나은 편이다"며 "요즘엔 몇몇 구역에서 휘지 않는 고정형 중앙분리대가 설치돼 있어 소방차가 파손을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운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이날 `소방차 길 터주기` 국민참여훈련은 지산동 에덴테마어린이공원을 최종 목적지로 끝을 맺었다. 이후 소방관들은 대기하고 있던 의용소방대원들과 만나 지산목련시장을 시작으로 공동주택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 의무화 등을 안내하는 개정 도로교통법 홍보캠페인을 벌였다.주 팀장은 "소방차 길 터주기 행사를 매월 실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 덕분에 시민들의 의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훈련을 통해 긴급자동차의 재난현장 접근성이 향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남, 지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