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은 1592년부터 1598년까지 2차에 걸쳐 쳐들어온 싸움으로, 1592년 4월14일 안개낀 새벽을 틈타, 장수 36장이 16대로 편성하여 수륙병 50만 명과 병선 4~5만척으로 이루어졌다. 　고니시 유키나가를 선봉으로 제1군은 부산진을 함락하고 밀양·대구로, 제2군은 가토오 기요마사를 선두로 울산·경주·영천·군위로, 제3군은 구로타 나카마사가 김해·추풍령을 넘는 3로(路)로 나누어 북침했다. 한편 구키 요시타카와 도오토 다카도라는 9,450명의 수군을 맡았다. 이때 동래 부사 송상현은 "죽기는 쉬우나 길을 빌려 주기는 어렵다"며 왜군과 항전하다 부산 첨사 정발, 서생 및 다대 첨사 윤흥신과 함께 전사했다.　▲ 경주불바다 　가토오 기요마사는 우로인 양산으로 진격해 곧바로 경주를 휩쓸었다. 원래 경주성은 주위가 2.4km이며 성벽 3.9m, 우물이 80곳이다. 　경주 부윤 윤인함은 유신(儒臣)으로 나약해 물리치고, 박의장을 임명했다. 왜군이 경주로 침공하자, 그 위세에 눌려 그는 성을 버리고 도망쳐 버렸다. 이 때 왜군의 종군승 오세키 사다히로의 `조선정벌기`에 가토오 기요마사는 경주 점령과 관련하여 "목을 베어 얻은 머리가 1만 1천 50수 이다. 성 안과 밖은 화염에 쌓이고 하루 낮, 하루 밤만 있으면 나머지 3만 헌(軒)도 모두 타버릴 것이고, 그때 가서 가토오는 총군을 모아 인마(人馬)의 휴식을 취하게 된다"고 기술하였다, 이때 전국에 태조의 영정을 모신 6개 영전(影殿) 가운데 경주의 집경전도 함께 타버렸다. 　경주성 함락 후 가토오는 두 지휘관에게 5백여 명의 군사를 주어 성을 지키게 하고, 나베시마와 같이 북진하여 함경도까지 쳐올라갔다.　▲ 북침과 두 왕자 　고니시군은 5월 3일 서울을 함락하여 본진으로 삼고, 다시 2군으로 나누어 고니시는 평안도, 가토오는 함경도로 진격하여 22군(郡)을 나누어 다스렸다. 　회령은 당시 국사범들의 유배지로 조정에 원망이 많았던 곳이다. 또 지역민들도 왕정을 거역하는 분위기에 회령부의 아전 국경인에 의해 두 왕자와 수행원 6명 등을 사로잡아 가토오에게 넘겨주었다. 남쪽의 패보가 서울에 전해지자 왕은 의병을 독려하고 4월 30일 서울을 떠나 6월 23일 의주에 도착했다. 왕자 임해군(18세)은 함경도, 순화군(13세)은 강원도로 근왕병 모집으로 보냈으나, 가토오 부대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순화군은 형이 있는 함경도로 피해 임해군과 합류하다 국경인에게 잡혔다. 듣건데 큐슈 사람들은 천성이 극히 모질고 전투에는 유별나게 붉은 수건을 머리에 매었다고 한다. 과연 기록에도 임진란 때 홍두왜(紅頭倭)가 최악질이라 하였는데, 아마도 이놈(가토오)이 큐슈 사람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사실 큐슈 구마모토의 영주) 　승장 유정(사명당)은 1604년 강화차 일본에 갔을 때 도쿠가와가 조선에 아직 보물이 있느냐 물으니 "조선의 보물은 일본에 있다"고 하자, 그 보물이 뭐냐기에 유정은 "조선 민족 모두가 원하는 가토오의 목이 최고의 보물이라, 그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했으나 결국 3천 5백명의 포로만 데리고 왔다. 　종군한 왜승 게이넨의 `조선일일기`에 한 사람의 악독한 마음가짐에서 연유된 전쟁의 참혹상과 인간으로서의 비정함을 1년간이나 종군하면서 매일 화가(和歌)로 읊어 기록으로 남긴 자료가 전한다. 이번 전투에 왜군의 전사율이 과반에 이르고, "흰옷 입은 사람은 남녀 노소의 구별 없이 무조건 칼로 베거나 포로로 잡아 철사로 엮은 대나무 통에 목을 묶어 그 애틋하고 안타까운 참상을 어떤 `지옥도`로도 그릴 수 없는 비참한 현실로서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다"라고 적혀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