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극단적인 신도(神道)의 유일사상 　일본의 지성은 근대 일본의 성립과정을 `고대로부터 내려온 한(韓)의 흔적을 지우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또한 `한(漢:중국문물)`의 흔적도 제거했다고 역설했다. 일례로 후지와라 데이간(藤原貞幹)의 저술 `쇼오고하쓰(衝口發)`는 에도시대 일본 속에 한국 문화론이며 기마민족론의 선구적 내용을 설파한 것을 본 모토오리 노리나가(本居宣長)는 한(韓)의 흔적을 지우며 일본 고유의 기원을 내세우는 데 주력했다. 후지와라는 고대 일본의 제도·의례·제사·문자·의복 등의 문화가 한(韓)과 한(漢)문화에 의존했다고 봤다. 　모토오리는 이 주장을 `광인의 말`이라고 폄하하고 `겐코진(鉗狂人)`을 저술하여 수갑과 족쇄를 채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모토오리는 일본의 비틀어진 정체성을 확립한 극단적 국학자로 20세기 전반 군국주의자에 의해 높이 평가 받았다. 그는 40년이나 걸려 `고지키덴(古事記傳)`을 완성해 `야마토 고코로(大和心·일본인의 마음)`의 국학을 세웠다. 유교나 불교의 대륙 사상에 물들지 않은 일본 고유의 신도(神道)이론으로, 그의 국수주의는 메이지 유신의 개국을 타고 황도를 일으켜 조상신(天照大神) 하나만을 믿는 일신교 체제로 바뀌었다. 그리하여 막말(幕末) 정치의 멸망에 큰 영향을 미쳐 근대 군국주의의 정신적 기반이 형성되었다. 　막부 시대의 정통적 사조의 흐름은 다산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에서도 밝힌바와 같이 `문승지효`로, 당시의 일본 사상계는 창평횡(에도막부에서 직할하는 학교로 지금의 동경대 전신)과 번교(藩校·영주들이 운영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정통파 학자들에 의해 조선과 선린 우호 관계가 지속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차차 외부의 일부 인사들에 의해 국수적 신도(神道)가 주창되고, 국학사상이 점차 대두되더니 급기야는 정한론이 야기되었다. 　이러한 사상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사건이 있다. 시대 별로 나누어 보면 ①1711년 조선통신사의 사행 때 아라이 학세키의 이른바 국왕 복호(復號)와 통신사에 대한 응접의 개혁이 있었고 ②50년 뒤인 1764년 통신사에 수행한 훈도 최천종이 통역 스즈키 덴죠에게 칼에 찔려 죽음을 당했고 ③이로부터 약 50년 뒤 나카이 세키센(中井積善)의 외교론인 `소보기겐(草芽危言)`의 영향을 받은 마쓰다히라 사다노부(松平定信)등에 의해 1811년 대마도에서 대등한 자격으로 양국의 사절이 만나는 이른바 `역지교빙(易地交聘)`이 이루어졌으며 ④56년 뒤인 1867년 말에 도쿠가와 막부(도쿠가와 요시노부·德川慶喜:15대장군)는 타의에 의해 전권을 이양하는 `다이세이호캉(大政奉還)`과 1869년의 번주들이 영유하고 있던 토지와 백성들을 조정에 넘기는 `한세키호캉(版籍奉還)`으로 메이지(明治)정부에 의해 붕괴되고 ⑤그 후 43년인 1910년에는 음흉하고 흉악한 한일합방이란 마수를 들어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