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경찰들에게 대구시민을 위해 곧은 경찰이 될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하는 경찰공무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대구 서부경찰서 평산지구대에서 지역 주민의 치안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정세원 경위.정 경위는 경찰의 `교과서`라 불릴 만큼 언제나 자신의 행동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로 정평이 나 있다. 지역 주민들이 범죄로부터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경찰의 임무에 더해 지역 주민의 일을 남의 일처럼 생각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우려고 하는 모습들이 신임 경찰들로부터 배워야 할 `모범 경찰`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 경위의 이러한 `바른 모습`은 유년시절부터 스스로 결심한 영웅과 같은 경찰이 되고픈데서 비롯된다. 경북 의성에서 나고 자란 정 경위는 마을 인근 도랑에서 붕어 등 물고기를 소쿠리로 잡으려다 이웃 주민으로부터 자신의 자리를 빼앗긴다.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은 그는 이러한 사실을 아버지에게 말씀드렸고 아버지는 곧바로 이웃 주민을 찾아가 언성을 높이게 된다. 결국 문제는 확산됐고 아버지는 마을 지서(경찰서)에서 즉결심판을 통해 이틀간 유치장에 갇히게 된다. 정 경위는 "자식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했던 이웃 주민을 나무랐을 뿐인데 오히려 아버지가 싸움을 일으킨 것으로 오해를 받아 유치장에 갇히게 됐다"며 "당시 제가 경찰이었다면 중재 역할을 했을텐데란 생각을 하게 됐고 이때부터 지역 주민을 위한 경찰이 돼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 경위는 강한 느낌을 전하는 경찰이 되기 보다는 범죄로부터는 강한 그러나 지역 주민과는 화합하는 경찰이 되고 싶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한편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경찰은 무엇인지를 꾸준히 생각했고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나갔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1991년 10월 5일 대구 달서경찰서 두류2동 파출소를 시작으로 경찰관으로써의 첫 발을 내딛은 그는 지금까지 초심을 잃지 않으며 바른 경찰관으로써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특히 그는 1998년께 두류3동 파출소에서 근무할 당시를 지금까지 잊지 못했다. 정 경위에 따르면 사람이 나무에 목을 맸다는 신고를 받고 급히 출동한 그는 신고시간 전후로 4분이 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을 맸던 사람이 살아있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급히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기적적으로 목을 맸던 사람에게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정 경위는 "당시 상황은 정말 기적에 가까웠다. 신고가 늦었거나 출동이 늦었다면 그분은 아마 살기 힘들으셨을 것이다"며 "6개월여가 지나 그분이 파출소로 찾아오셨다. 사업 재기에 성공했다며 자신을 살려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때의 뿌듯함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물론 경찰의 표본이라 불리는 그에게도 힘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 경위는 그중에서도 수시로 발생하는 취객을 상대할 때마다 가끔씩 경찰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취객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취객의 구토물을 치우는 한편 집에까지 안전하게 이송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욕설과 행패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정 경위는 "가끔씩 노상에서 취객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에서 취객의 집을 물어본 뒤 이송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런 과정 속에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나 폭행이 있기도 하다"며 "취객을 집으로 돌려보내도 가슴이 먹먹한 경우가 많다. 아마 이것은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경찰들이 겪고 있는 고충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경찰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선 주민이 나아가 시민이 필요로 하는 경찰이 되어야 하기에 인내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선배는 `청출어람`의 한자 숙어와 같이 후배를 자신보다 더 훌륭하게 가꿔야 할 책임과 의무를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경위는 "선배가 후배를 바른 길로 이끄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경찰 조직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후배가 선배를 믿고 선배도 후배를 믿는 활기찬 경찰 문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