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년 이내에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고, 때문에 출산을 좀 더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그런데 인구 감소도 문제겠지만, 대책 없는 인구 증가도 문제이긴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국전쟁 이후, 폐허더미 속에서 먹을 것도 없이 아이만 만드는 베이비붐이 일어났다. 그에 따라 한반도의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반도의 남쪽 인구만 해도 오천만을 훨씬 초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라도 전후에는 전쟁 중에 대량 손실된 인구를 복구하기 위한 정서가 형성되기 마련인데, 우리나라 역시 전후 초기에는 적극적인 출산정책이 장려되었으나 너무 가파른 인구 증가가 문제되자, 어느 때에 와서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혹은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구호 하에 강력한 산아제한정책이 시행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번엔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전쟁 수요가 아닌 산업역군으로 노동력 수요가 급해지자, 어느 날 슬그머니 산하제한 정책이 사라지고, 다시 또 다자녀(多子女) 선호 현상과 함께 심지어 한 때는 늦둥이 붐 까지 일어나기도 했었다. 그런데 도시 인구가 점점 과밀해지고, 지나친 교육열에 의해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 등 자녀 양육비의 비중이 너무 높아지게 되자, 서민들은 육아에 대한 여러 가지 부담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거기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년 고용절벽이라는 직업문제와, 종(種)의 보존 보다는 자신의 행복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주의까지 더해져, 이제 정부가 어떠한 출산장려정책을 마련한다 해도 인구감소 추이를 막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너무 크게 부각시키는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에 좁은 면적의 국토에 과밀한 인구는 교통문제, 환경문제, 교육, 취업문제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구 감소로 내일 당장 나라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떠드는 것도 문제가 없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출산 감소에 따른 부작용은 당장에 인구가 줄어드는 문제 그 자체보다는 연령별 인구분포의 불균형이 가져올 사회적 문제가 더 염려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노동력을 상실해가는 노령 인구의 증가에 따른 상대적 소수의 상은 세대들이 감당해야 할 사회적 부양 부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그리고 국가 전체의 경제인구 감소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소비 위축 문제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백데이터(BackData)는 대부분 과거의 산업구조에 기반한 것들이 많은 것이 사실인데, 이제 바로 다가올 전대미문의 미래 산업구조 변화와 인류 생활 패러다임의 큰 변화를 감안해보면, 인구 감소가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의 산업이 흡수할 수 없는 잉여인력이 더 큰 사회문제가 될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과거에는 특정 지역에 인구가 과밀해지면, 대기근이나 유행병, 전쟁이 인구 조절기능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불행한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른 자연 발생적인 인구 조절 현상을 어떤 정책으로 임의 조절하려드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견(異見)이 있을 수 있겠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반드시 경제적 이유만이 아니더라도 결혼이나 육아를 인생의 필수과정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그런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함에 반드시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반대할 생각도 가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인생을 늙은이들이 간섭해야 할 권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나는 다가올 미래는 과거 인류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이나 생활패튼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사회체제 속에서 살게 될 세상임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종족보존의 방식이 달라질망정 인류가 결혼이나 육아문제 때문에 멸종 할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게 또한 나의 견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