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오래 기억하고픈 추억이 많다. 때로는 생각하기조차 지긋지긋하게 싫증나는 악사도 더러 있다. 그러나 추억은 지난 일을 회상하는 일로 살아있는 한 기억이 맴돌이 한다. 　철학자 키케로 "지난날의 불행의 추억은 감미롭고 웃음 짓는 일도 있다"고 했지만 역시 추억거리는 아름다운 일들이 많다. 그러나 인간의 불행은 영원한 망각 속에 유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테의 `신곡`에서 "행복했던 날을 그리워하는 것 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했다. 　고생했던 추억도 지나고 보니 상쾌하다는 것이다. 　롱펠로의 시에 가까운 구름 뒤에/ 가려진 태양이/ 먼 들판을 환히 비추듯/ 추억은 먼 과거를 빛내 준다. 는 희망 섞인 애잔함도 있다. 　시는 아름답기만 해서는 모자란다. 독자의 마음을 뒤흔들 기예가 필요하다. 　듣는 이의 영혼을 뜻대로 이끌어 나갈 매력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시는 영혼의 음악이요, 신(神)의 음성이며, 예술속의 여왕이라 한다. 　그리고 시인은 번데기로써 비단 옷을 만드는 언어의 지배자이다. 그러므로 문학은 인간의 유토피아이며 작가의 펜은 마음의 혀라 한다. 　채석강, 독법을 발간 한 박경화 시는 아름다운 한권의 미학의 교과서 이며 행복은 과거 있었던 동심의 낙원이 그림자로 표현된다. 　단아한 용모에 순미하고 정갈한 인품을 지닌 한국시단의 중량급 시조시인으로 등급 했다. 　박경화 시인은 섬세한 감성과 첨예한 언어 감각으로 깊고 간결한 시상과 어휘 활용이 뛰어난 문체가 특이다. 　가편의 특징은 자연의 통찰에 기교가 우수한 구사 능력에 정평 있는 시인이다. 　그의 시편에서 힘찬 감정의 발로를 느끼며, 고요로 움 속에서 회상되는 정서에 기원을 찾게 된다. 　박시인의 `유년의 강`에 산그늘 짙은 벽도산/ 부엉이 울음소리가 둥근 달 밀어 올리면/ 초가지붕 위 박꽃, 뽀얀 얼굴 부신 밤/ 어스림 길 더듬어 모여든 호롱불 아래/ 이야기 도란도란 실타래 풀어 낼 때/ 문 밖에 함박눈 소복소복 엿 들고 있었지/ 강변은 천둥벌거숭이들의 놀이터 / 한나절 뒹굴다가 돌아오는 길엔/ 바짓가랑이 잡고 따라오던 도깨비 바늘/ (중략)/ 물위에 떠내려가던 꽃잎처럼 흘러가고/ 세월은 강물보다 빨랐지. 　작품의 맥락으로 보아 박경화 시인의 애향은 남도마을에 봄이 가장 먼저 온다는 ` 꽃내(화천)`이며 마실이름이다. 　지금 쯤 봄을 알리는 전령 산수유가 백석암 길목에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완연한 춘기의 출발지다. 　박경화 시인의 문학적 기능의 장점은 회상의 행복, 최선의 정신, 최고의 다감한 시간적 기록이다. 　독자들은 박시인을, 인간의 지성과 사상 - 인간의 열정과 정감 그리고 언어의 꽃이며 향기라 한다. 　박시인님은 우리에게 추상적 이상보다는 심상과 대상 그리고 감각적 정서가 물씬 풍기는 경험적 시인이다. 　추억은 그림움인 동시에 아픔이다. 그건 고뇌를 순화시킨 박시인님의 애락했던 시절의 추억이 행복으로 승화된다. 　행복은 산울림이다. 대답은 하면서 찾아오질 않는다. 　고향에 대한 집념이란 문학을 하는 선인들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것일까. 　괴롭던 세상도 지금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