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의 한 요양병원에서 조선족 간병인이 70대 치매 노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갈비뼈에 금이가는 중상을 입어 파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해당 병원은 갑자기 간병인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며칠 간 폭행 당사자인 조선족 간병인을 그대로 방치했고 환자 폭행에 대한 책임도 간병인의 교육을 담당하는 간병협회로 떠넘기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제보자 L씨에 따르면 치매를 앓고 있는 시아버지 K씨(76세·남)는 지난 2017년 4월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S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이전에 개인 간병인을 두고 입원해 있던 요양병원이 경영상의 이유로 문을 닫게 되자 가족들은 예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S요양병원과 협의 후 입원시켰다. 그러나 입원 후 1년 10개월여가 지날 때까지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던 K씨가 지난달 병실 다인 간병인이 조선족 간병인으로 바뀌면서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간병인이 보일 때마다 이불로 얼굴을 가리거나 간병인이 보이지 않는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리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팔목과 무릎에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멍자국까지 선명하게 보이면서 K씨는 가족은 조선족 간병인과 S요양병원의 환자 관리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달 27일 K씨가 평소와 달리 "아프다. 아프다"라고 울먹인다는 시어머니의 전화가 걸려오면서부터다. 가족들이 다른 환자들로부터 수소문해 본 결과, K씨가 환자 보호자와 개인 간병인이 없는 시간에 조선족 간병인에게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인근 종합병원으로 데려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갈비뼈에 금이 가있는 것을 확인했다. 가족들은 즉시 조선족 간병인을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병원측에도 이사실을 알렸다. 제보자 L씨는 "평소 치매환자를 다루는 간병인의 고충을 매스컴을 통해 알고 있었기에 시아버님의 이상한 행동에도 참고 이해하려고 했다"며 "아버님이 폭행을 당했다 것을 눈으로 확인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병원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것으로 생각해 신고를 취하했지만 오히려 병원은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L씨에 따르면 S요양병원은 K씨의 갈비뼈에 금이 간 것을 확인한 날 간병인의 폭행사실을 인정하고 다인 간병인을 교체해 줄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S요양병원측은 갑자기 간병인을 구하기 어렵다는 핑계로 며칠 간 폭행 당사자인 조선족 간병인을 그대로 방치했고 간병인의 환자 폭행에 대한 책임도 간병인의 교육을 담당하는 간병협회로 떠넘겼다. S요양병원 관계자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구 지역은 간병인을 구하기 어려운 곳이어서 문제가 있는 다인 간병인을 며칠 간 방치한 것은 맞다"면서도 "병원에서는 간병인의 모든 관리감독을 간병협회에 위탁을 준다. 문제가 없어 보이는 간병인이었지만 폭행 문제가 불거진만큼 간병협회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병원 개원 후 처음으로 간병인의 폭행 의혹이 불거진 만큼 우리 병원도 책임을 통감하고 현재 K씨의 보호자들과 합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씨 가족은 지난 23일 간병인으로부터 K씨가 폭행을 당한 것을 목격했다는 환자들의 진술과 진단서 등 자료들을 취합해 대구 수성경찰서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