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성추행 같은 여성 대상 범죄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경찰로써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대구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수사팀 조재안 경사(사진)는 "휴대전화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지하철 등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하철경찰대 수사팀에서 올해로 2년차에 접어든 조 경사는 지난 2005년 11월 대구 동부경찰서 큰고개지구대를 시작으로 경찰관으로써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그는 동부경찰서, 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를 비롯, 대구시경 지하철경찰대 수사팀에서 여성 범죄 해결을 위해 맹활약을 펼치며 여성 범죄 전문 해결사로서의 이름을 굳히게 된다. 물론 가정폭력, 미성년자 대상 범죄 등에서 흔히 듣는 여성청소년계는 포괄적인 업무범위에 모든 일이 녹녹치만은 않다. 성폭행, 아동 실종 등과 관련된 굵직한 사건 외에도 단순한 부부싸움, 자녀폭행을 비롯한 여성과 아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이유만 갖다 붙이면 모두가 여성청소년계의 수사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조 경사가 현재 몸담고 있는 지하철경찰대 수사팀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람 개개인마다의 인권이 강화되면서 확실한 물증이 없는 이상 모든 수사는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고 결국 이 같은 모습은 경찰의 `허술한 수사`로 둔갑되는 이유에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피해자인 여성들의 소극적인 행동도 수사에 어려움을 더한다. 그러나 조 경사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며칠에 걸친 범죄현장의 폐쇄회로(CC)TV 확인과 목격자, 피해자 설득 등 물증을 찾기 위한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 사건해결사로써 이름을 굳힌다. 조 경사는 "지하철에서 성범죄가 자주 생겨나는 이유는 3호선을 제외한 모든 노선의 지하철에 CCTV가 없는데다 피해자나 목격자의 소극적인 대응 때문"이라며 "이런 이유로 수사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지만 팀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다보니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성범죄와 관련해 "자신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 같다" 등의 피해 여성 심증만으로 진행되는 신고는 접수가 되기 어렵다. 인권보호, 개인정보보호법 등이 강화되면서 여성의 의심 신고만으로는 가해자로 의심되는 남성의 휴대전화를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앞서 언급한 3호선 외 모든 노선의 지하철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 여성들의 확실한 물증이 없으면 결국 `암수범죄`가 될 수밖에 없다. `암수범죄(暗數犯罪)`란 해당 범죄가 실제로 발생했으나 수사기관에 인지됐어도 용의자신원미파악 등이 해결되지 않아 공식적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범죄를 말한다. 조 경사에 따르면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경찰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가해 의심 남성에게 휴대전화를 볼 수 있겠냐는 조심스러운 행동이 고작이다. 신고만 하고 자리를 피하는 피해 여성의 행동도 경찰의 수사에 어려움을 더한다. 조 경사는 "성범죄가 암수범죄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피해 여성들의 소극적인 대응 때문이다. 지하철 성범죄 근절을 위해 사복차림의 경찰들이 잠복근무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하철의 모든 성범죄를 찾아내고 해결할 수는 없다"며 "피해 여성분들의 용기도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사례로 봐도 많은 승객들이 피해 여성의 편에 서서 용의자를 잡는데 힘을 보탰기 때문에 경찰과 피해 여성들의 용기가 더해진다면 반드시 지하철 성범죄는 근절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