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특별기고 우리는 아마 우물 안에서 살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는 나름대로 큰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우물 안에서 살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는 우리의 제한된 지식과 정보, 경험 그리고 주어진 환경을 기반으로 나름대로의 잣대를 가지고 판단하고,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하지만, 그러나 우물 안의 세계에 국한된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모른다. 　만약 우리가 우물 안에서 살고 있다면 우물 위로 보이는 하늘이 하늘의 전부일 것이다. 낮의 길이도 우물 위로 빛이 들어오는 시간만 낮으로 생각할 것이라서 몹시 짧을 것이다. 누군가가 우물물을 기를 때에 우물물이 요동치는 것을 보고 파도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또 우물 안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조금 더 낫다고 자만심에 젖어 있는 지도 모른다.  　회사와 같은 조직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조직이 확보한 지식과 정보, 환경, 임직원들의 수준에 따라 어떤 우물 속에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잘하고 있다고 주장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통적 패러다임에 갇혀 미래를 보지 못하는 우(愚)를 우물 속에서 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지방도시의 경우에는 더더욱 우물 속에 갇혀 있을 수 있다. 만약 그 도시가 역사가 있고 전통이 있는 도시여서 시민들이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 더 우물 속에서 살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러한 지방도시의 경우에는 공무원들과 시민들이 잠재의식 속의 우월성을 기반으로 한 배타성을 띠는 경향이 있어서 외부의 충고와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가 않을 것이다. 　우물 안에 있는 사람에게 하늘의 넓음이나 바다의 깊이, 강의 길이, 큰 산의 높이를 설명해도 선뜻 알아듣기란 쉽지가 않을 것이다. 그 사람의 지식과 경험, 주어진 환경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물 밖의 이야기를 알지 못한다면, 그 사람들이 세우는 여러 가지 계획에 이러한 외부세계의 이야기가 반영될 수가 없을 것이다. 자신들이 알지 못하고 경험을 한 적이 없고 이해를 못한 내용을 그들의 계획에 반영할 리가 만무하다.  　장자(莊子)에도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 안 개구리)의 고사가 나오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황하의 신 하백(河伯)이 자신이 다스리는 황하가 물이 불어 끝없이 펼쳐진 것을 보고 매우 흡족했는데 바다를 보고는 경악을 했다. 자신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너진 것이다. 이를 보고 바다를 지키는 신(神)인 약(若)이 하백에게 세 가지 이야기를 한다. 　우물 속에 있는 개구리에게는 바다에 대해 설명할 수가 없다. 그 개구리는 우물이라는 공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한여름에만 사는 여름 곤충에게는 얼음에 대해 설명해 줄 수가 없다. 그 곤충은 자신이 사는 여름이라는 시간만 고집하기 때문이다. 편협한 지식인에게는 진정한 도의 세계를 설명해 줄 수가 없다. 그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가르침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이 우물 안 개구리의 한계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인간은 자신이 배우고 경험한 것에 명백한 한계가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지식과 경험에 대한 집착을 가지게 된다. 위의 고사에서도 암시하는 바와 같이 우리가 우물 안에서 나와 더 큰 세상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知識)과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시간(時間)과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空間)에 대한 집착을 걷어내고 더 큰 세상으로 마음과 눈을 돌리고 귀를 기울일 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