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국구가대표팀 감독의 돌풍이 아시안컵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일 요르단과의 대회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돌풍을 일으키더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10년 만의 우승, ‘2019 아시안컵’ 8강 등 연이은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어느새 동남아 최강팀으로 부상했다. 그러자 베트남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박항서 매직’ ‘박항서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리더십은 리더의 성격·상황 및 목표 등의 요소에 의해 여러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H. Jennings의 분류에 따르면 군주형, 영웅형 및 가치 창조형으로 분류되며, 리더와 성원이 접촉하는 형태에 따라 성원과 밀접한 접촉을 갖는 설득형 리더십, 접촉의 빈도가 낮은 지배형 리더십, 성원과 전혀 접촉이 없는 명예직 사회형 리더십으로 나눠진다. G. Terry의 분류처럼 리더가 가지는 인격적 특성에 따라 개인적 리더십, 비개인적 리더십, 전제적 리더십, 민주적 리더십, 온정적 리더십, 자생적 리더십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박항서 리더십은 이 분류에 따르면 창조형·설득형 리더십이며 민주적·온정적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박항서 리더십에는 이런 학술적 분류와는 사뭇 다른 뭔가가 있다. 바로 형님 리더십이요, 파파 리더십이다. 이 파파 리더십은 포옹과 관용, 상대를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보태면 구성원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끄집어 내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능력이 보태져야 한다. 베트남 선수들의 역량은 아직 세계적인 수준은커녕 아시아권에서도 뛰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역량을 박 감독은 잘 파악하고, 때로는 임기웅변으로, 때로는 질타와 칭찬을 섞어가며 선수들을 이끈다. 실수도 관용으로 덮고 지나간다. 선수는 실수를 인정하고 의기소침해지지만 감독의 관용으로 다시 힘을 내 더 큰 활약을 하는 경우를 한두 번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감독이 권위의식에 차 있어 명령하고 질타하는 것만 좋아한다면 선수들로부터 진정한 존경을 이끌어 낼 수 없고 당연히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없어 리더십이라는 말조차 할 수도 없게 된다. 여기서 자신이 행사하고 있는 리더십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기업의 대표이던 사회단체의 대표이던 그 조직이 뛰어난 성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중요하고 또 그 리더십이 구성원들의 진심에서 우러나는 존경에 바탕을 둔 것인지를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요즘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두 사람의 인물과 견주어 질문하나 던지고 싶다. 당신의 리더십은 트럼프 리더십인가요, 박항서 리더십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