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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 경북신문
   집에 갈란다 대궐 같은 집을 놔두고 내 여기 왜 와 있노 요양보호사 선생님 따뜻한 손길 따라 철없는 아이처럼 순진한 모습으로 오늘 아침에도 환한 미소를 보낸다  나 죽을 란다 잠자는 동안 편하게 죽을 란다 긴 한 숨 배어나는 서러운 한 시간은 왜 이리 천천히 가는지 침상에 누워 움직일 수 없는 몸 시간 가는 줄 나는 모른다  아부지도 보고 싶고 손자도 보고 싶고 자식 많아서 이름도 모르겠다 정신 줄 놓았을 땐 아무생각 없다가 가끔 찾아오는 그 시간이 무섭다                                     -문성희  요즘 주변에서 보는 요양원의 실태를 다룬 세태시다.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언제부터 일까? 우리는 `대궐 같은 집`을 놔두고 나이든 부모님을, 효도한답시고, (무슨 효도?) 쓸쓸하기 짝이 없는, 요양원이라는 `죽음을 기다리는 곳`으로 모시고 간다. 옛날과는 많이 달라진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현상인가는 한번쯤 고민할 필요는 없을까? 혹, 자식들 편할랴고만 하는 행동은 아닐까? 어쩔 수 없는 시대 상황일까? 병원과, 요양원과, 장례식장이 한 세트로 딱 붙어서 되어 있는 비정하기 짝이 없는 현실에서 우리는 지금 살고 있다. 삶은 이렇게 비루하고 천박하고 냉엄하다.  요양원의 화자는 지금 "찾아오는 시간이 무섭다"고 슬픈 고백을 하고 있다. "집에 갈란다" "나 죽을란다" "아부지도 보고싶고 손자도 보고싶고" "시간은 왜 이리 천천히 가는지" "잠자는 동안 편하게 죽을란다" 고통속의 나날을 고백하고 있다.  넋두리 같은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쓸쓸하지만 진실된 목소리가 담긴 절규다. 이 시는 미래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끔찍한 생각도 든다.  지금은 100세 시대. 우리는 모두 자신의 `메멘토모리`(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생각한다. 인간은 모두 죽는다. 단지 죽는 날이 언제 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비극적 존재일 뿐이다.  우리는 자신은 죽지 않을 것으로 착각하며 산다. 그러나 우리는 일종의 사형 선고를 받고, 오늘을 사는 유한한 존재다. 그래서 오늘의 노을이 저토록 아름답고 빨리 가는 시간이 안타깝고 지금 살아 있음이 신비롭고 기적 같다. 오늘에게 감사를!
즐겨찾기+ 최종편집:2022-03-03 오후 09:09:55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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