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국민성과 달리 기쁨보다는 슬픔이 더 선호하는 편이다. 희극은 그때 일시적 웃음에 불과하지만, 비극은 가슴에 아리도록 간직하고 두고두고 쓰린 장면을 재탕한다. 　슬픈 것은 서럽거나 불쌍하여 마음이 괴롭고 답답한 마음이다. 슬픈 이별, 슬픈 사랑, 슬픈 사연 등 많이 쓰는 용어다. 　성서 `전도서`에는 웃는 것보다는 슬퍼하는 것이 좋다. 얼굴에 시름이 서리겠지만 마음은 바로 잡힌다고 했다. 그래서 참된 슬픔은 고통의 지팡이라는 말이 있다. 　시인 파스칼은 "슬픔은 지식이다. 유식한 사람은 무서운 진실을 깊이 한탄하지 않는다. 지식의 나무는 생명의 나무와 다르다" 　슬픔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가시적인 육신의 고통과 불가시적인 마음의 고통이다. 덜 수 있는 것과 덜 수 없는 것을 말한다. 한 심리학자의 말씀이 모든 인간에게 있어 공통되는 온갖 화(재앙)중에 가장 큰 것은 슬픔이다. 　예술가 로댕은 "슬픔은 결코 버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 그것은 빛나는 기쁨과 같은 정도로 강력한 생활의 일부이다. 세상에 슬픔이 없다면 우리들은 지극히 깔깔하고 딱딱한 운치 없고 대책 없는 무미한 세상이 될 것 이다" 　마음을 비우게 하고 기뻐하는 희극은 적극성이 있어 능동적 체험을 남기지만 비극은 마음속에 잠재력을 주는 감동이라 그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 효과가 강한 편이다. 　행정가 변영노의 글에 사사로운 슬픔을 밖으로 내미는 것은 고상치 못한 감정이고 어리석은 짓이다. 따라서 극도의 슬픔은 밖으로 쳐 내어도 튀지 않는다. 깊은 물은 소리가 나지 않은 것과 같다. 　슬프다는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괴로워하고 외로와 하는 사람에게는 귀중하고 깊은 감정이 된다. 　중국의 유학자 `장자`도 슬픔이란 자기 부정에서 오는 표현이라 했다. 우리나라 속담에 남긴 말씀 중에 쌍가마 속에 설움은 있다-사람은 누구나 저마다 걱정과 고민이 있다는 뜻, 손톱은 슬플 때마다 돋고, 발톱은 기쁠 때 마다 돋는다-기쁨보다는 슬픔이 더 많다는 뜻이다. 물 만 밥이 목이 멘다-서럽고 답답하다는 의미다. 　영국나라 속담에도 즐거움과 슬픔은 오늘과 내일이다. 슬픔은 사랑 없이도 생겨난다. 그러나 사랑은 슬픔 없이는 생겨 날 수가 없다. 　쇠에 녹이 끼듯이 슬픔은 마음을 녹슬게 한다. 방 안에 기쁨이 있을 때 슬픔은 대문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슬픈 마음을 가진 인간에게는 눈물이 준비 된다. 슬픔과 눈물은 모녀지간이다. 　눈물은 슬픔을 해결하는 해결사이며 슬픔의 말 없는 언어다. 슬퍼 할 때 눈물이 없다면 그러 사람 마음에는 무지개가 피지 못한다. 　눈물의 종류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여자의 눈물은 승리의 눈물이다, 남자의 눈물은 패배의 눈물이다. 남자의 눈물은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자의 눈물은 상대를 충분히 괴롭히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흘린다. 　갓난아이가 이유 없이 흘리는 눈물이 불빛에 반짝일 때 보석처럼 아름답고, 미인이 흘리는 눈물은 그녀의 미소보다도 더 사랑스러운 것이다. 　어떤 과학자의 말씀이 눈물에는 괴로움과 설움이 녹아 있어 땀보다 더 짜다고 한다. 그래서 눈물은 탄식이며 동시에 위안이다. 슬픔을 씻을 수 있는 약은 눈물뿐이다. 그리고 심중의 갈등을 전하는 통역관이다. 왜 눈물이 뜨거울까. 슬픔과 기쁨을 만들어 내는 마음의 용광로 바로 눈이다.눈에는 빛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