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방영된 TV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가 선상 낚시 붐을 일으키고 있다. 도시어부가 방영된 2017년 낚싯배 이용객 수는 415만명으로, 직전 해 342만명보다 21%나 늘더니 지난해에는 400만명을 훌쩍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사고 역시 더 늘어 났다는데 있다. 지난 11일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낚싯배 `무적호`가 뒤집힌 사고가 벌어진 것도 이같은 현상의 연장이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 87건이었던 낚싯배 사고 건수는 2017년 26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명 피해도 43명에서 10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바다낚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물고기가 몰리는 `포인트`는 정해져 있다. 그러다보니 포인트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낚싯배들이 일제히 전속력으로 포인트까지 치닫는다. 업계에 따르면 낚싯배 사업의 승패는 전적으로 선장의 `포인트 선점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대부분은 새벽에 출발해 오후 4~5시 들어오는 `당일치기` 방식으로 운영되다보니 결국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포인트를 짚느냐가 낚싯배 선장들의 능력이 된다. 그러다 보니 무리한 조업도 많다. 2017년 인천 영흥대교 아래 수로(水路)를 지나다 급유선과 충돌한 낚싯배 `선창 1호`가 대표적이다. 당시 선창 1호는 어두컴컴한 겨울 새벽에 출항해 탑승한 15명이 사망했다. 사고빈발 원인은 또 있다. 낚시꾼에 비해 선원이나 선장의 수가 너무 적다. 대개의 경우 1,2명이 탑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낚시조언이나 점심식사 준비로 정신없는 날은 조타실을 오래 비울 때가 다반사다. 구명조끼 미착용 등 `안전 불감증`도 문제다. 낚시관리육성법에 따르면 선장은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경우` 승객에게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하게 돼 있다. 승객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으면 선장이 승선을 거부할 수도 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선원에게는 300만 원이하, 낚싯배 승객은 100만 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받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한두 번 정도는 구명조끼를 착용하라고 고지하지만 손님이 착용을 거부하면 까다롭게 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무작위로 선정한 낚싯배 20척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실태조사에 따르면 90%가 선내에 구명환을 구비하지 않았다. 70%는 자기점화 등을 구비하지 않거나 비치 수량이 부족했다. 선원이 승객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한 낚싯배는 단 한 척도 없었다. 승선인의 신분증 확인을 하지 않은 배도 70%로 조사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구명·소방설비를 갖춘 10t급 미만 어선을 확보한 뒤 지자체에 신고하면 누구나 낚싯배를 운영할 수 있다. 규정된 승무 선원도 1명뿐이라 진입 장벽도 낮다. 여기다가 낚시 어선에 구명뗏목, 위치발신장치 등 안전장비 장착을 의무화하는 시행령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낚시 전용선 제도는 어민 반발에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낚싯배 사고가 많은 이유,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다 `도시어부` 방영을 잠정 중단해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