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桑田碧海). 뽕밭이 바다로 변한 것 처럼 어떤 곳이 눈부시게 바뀐 것을 말한다. 상전벽해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을 때가 많다. 내가 살고있는 낙후된 지역이 상전벽해처럼 달라진다면 반기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큰 기업의 투자로 일순간에 달라진 지역을 보면 부럽기 그지없다. 　조그마한 어촌마을이었던 부산시 기장군의 변화도 그런 상전벽해 사례 중 하나다. 해동용궁사를 찾는 관광객뿐이었던 기장군은 롯데몰 동부산점의 탄생으로 동부산 관광의 메카가 됐다고 한다. 　4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부지에 롯데가 통 큰 투자를 하면서 2014년 롯데아울렛,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이 생기면서 허허벌판은 말 그대로 상전벽해가 되고 지난해 국내외 방문객만 610만명에 달하는 쇼핑단지이자 관광명소로 탄생했다. 2천200명의 직원중 2천 여명 가량이 기장군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며 2014년 813억원이던 기장군의 지방세 징수액은 2017년 1천341억원으로 500억원이상 늘었다. 　롯데몰 동부산점 주변엔 세계적 호텔인 힐튼호텔과 아난티 콘도가 들어서고 관광객이 늘면서 인근 해변을 따라 카페나 숙박시설도 잇따라 문을 여는 등 지역개발도 가속화됐다. 　롯데몰 동부산점 사례에서 보듯 대기업의 통 큰 투자는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세수를 늘리는 직접적 효과를 가져오는 등 그 혜택은 고스란히 지자체와 주민들에게 먼저 돌아간다. 물론 기장군의 변화는 부산이라는 대도시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도 있었겠지만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부산시를 개발하려는 부산시의 장기적 개발계획이 밑거름이 되었다. 　지자체들마다 지금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도권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대구·경북은 입지적으로 불리한 점이 많다. 특히 대기업들은 자녀교육 등 직원들의 거주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보니 지방에 선뜻 공장을 짓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 만큼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고취할 파격적 조건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새해 시작과 함께 구미지역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열기가 뜨겁다. 만약 SK하이닉스 유치가 성사된다면 구미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는 엄청 날 것이다. 수십조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여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구미뿐만 아니라 경기도 용인,이천,충북 청주가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과 가까운 이들 지역의 입지조건은 구미보다 유리한 위치다. 그런 만큼 경북도와 구미시는 눈이 번쩍 뜨일 파격적인 투자유치 조건을 내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침체된 구미경제를 일거에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왔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경제계, 지자체 등 민관이 힘을 합쳐 꼭 SK하이닉스 유치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구미 뿐만 아니라 대구시와 경북의 다른 지자체들도 새해에는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지역경기를 살리는데 올인 해야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삼성,현대,LG,한화 등 국내의 대표적 기업들이 대구.경북에 투자하도록 하는 것을 시정과 도정의 핵심과제로 삼아야 한다. 기업인 출신 경제부시장들이 대규모 투자유치에 앞장서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새해에는 통큰 투자가 대구·경북에 이어졌다는 좋은 소식이 들리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