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보험사기 범죄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차량 소지자들에게 블랙박스 같은 장비들이 의무화되고 있지만 보험사기범에게 걸리면 모두가 속게 된다"전희정 대구 동부경찰서 교통조사계 조사관(경사)은 "최근 검거한 보험사기범들의 수법만 봐도 그렇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오랜 운전경력을 가졌음에도 이들에게 속아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지불했다"며 이같이 밝혔다.지난달 10일 대구 동부경찰서 교통조사1팀은 보험사기 혐의로 A(22)씨 등 일당 4명을 검거했다. 이중 A씨를 구속하고 A씨의 동생 B(19)군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13차례에 걸쳐 후진하는 차량만 골라 오토바이를 갖다대거나 손을 갖다대 부딪히는 수법으로 운전자들로부터 총2370만 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뜯어냈다.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이외에도 파손된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다니며 고의로 사고를 유발한 뒤 휴대전화도 파손됐다고 주장해 수리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챙기기도 했다.이 사건의 해결에는 전 조사관의 날카로운 눈매가 작용했다.당시 전 조사관은 일반 교통사고로 접수된 한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일반 사고와는 다른 점을 발견했다. 운전자의 부주의가 아닌 이상 사고의 가능성이 적은 지역에서 교통사고가 접수되면서 의구심을 가진 전 조사관은 여러차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했고 고의적인 사고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전 조사관은 이들의 여죄를 추적했고 이들 일당을 검거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대구 동구 신암동에서 태어나 `법관`의 꿈을 갖고 영남대 법학과를 선택한 그는 그러나 심도있는 공부를 하면 할 수록 경찰이라는 직업에 유독 관심이 갔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친구들과는 달리 경찰공무원을 선택한 그는 1년여간 공부에 매진한 끝에 2007년 11월 경북경찰청 경산경찰서 진량지구대(경산자인파출소)를 시작으로 경찰공무원의 길을 걷게 됐다.하지만 지역의 치안 강화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겠다는 초심과는 달리 갈 수록 뒤처지는 자신의 체력에 힘들었다는 전 조사관. 다른 친구들보다 체력 하나 만큼은 강인하다고 자신했지만 현실은 다르게 다가왔다.특히 가정 폭력 사건에선 여경이라는 이유 만으로 가해자는 물론 신고자까지 만만히 보는 경우가 많았고 이에 따른 지원차량이 오는 경우도 종종 생겨났다.전 조사관은 "하루에 보통 2~3건의 가정 폭력 사건이 접수 됐는데 현장에 갈 때마다 지원차량이 붙는 일이 종종 생겼다"며 "혼자의 힘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고 싶은데 성별 때문에 무시된다는 생각이 들어 당시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물론 이러한 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다. 자신의 업무역량을 키우기 위해 체력을 키우는 한편 경찰에게 필요한 모든 공부를 익히기 시작한 전 조사관은 이후 아동 실종신고부터 가정폭력 사건 등 모든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사건들을 해결, 자신의 입지를 굳혀갔다.한편 전 조사관은 현재 몸담고 있는 교통조사계와 관련, 전문적인 지식을 쌓게 위해 매진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보험사기범들의 일망 타진 역시 이러한 노력에서 비롯됐다는 그는 도로교통 감정사 자격증을 비롯해 자신에게 필요한 자격증 모두를 하나, 하나 취득할 계획을 갖고 있다.전 조사관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제 자신에게 맞는 업무일까 걱정과 우려가 많았는데 오히려 저에게 잘 맞는 분야라는 걸 시간이 지날 수록 깨닫고 있다"며 "현장에서의 경험과 반장님들의 노하우를 통해 10년 이상 교통조사 분야에 근무한 경찰들에게 주어지는 인정패를 취득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