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니 여기저기서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띠의 해가 밝았습니다"라는 말이 들린다. 기업들의 `황금돼지` 마케팅도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은 틀린 말이다. 　역술인들과 민속학자들은 "서양에서 온 양력과 동양의 띠가 잘못 연결돼 이같은 상황이 왔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전통 달력은 달과 태양의 변화를 모두 반영한 태음태양력을 사용하는데, 띠는 태양의 움직임을 반영한 24절기를 따라간다. 절기상 새해의 시작이 입춘이기 때문에 띠의 기준도 입춘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입춘인 2월 4일 이전에 태어난 신생아의 띠는 돼지띠가 아니라 무술년 개띠가 된다.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에서는 연도를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표기한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등 10개의 천간(天干)과 자(子) 축(丑) 인(寅) 묘(卯) 등 12개의 동물(띠)을 가리키는 지지(地支)를 순서대로 조합해 60년마다 한 순번이 돌아간다.  　내년은 육십갑자로는 기해년(己亥年)이다. 지지에 해당되는 게 해(亥)니 돼지의 해다. 돼지는 옛날부터 복과 재물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여겨졌다. 일 년에 두 번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돼지는 한 번에 10마리쯤 낳아 다산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돼지꿈을 꾸면 재물이 넘치고 복이 들어올 징조니 복권을 사라는 말은 요즘도 흔히 하고, 듣는 말이다. 　내년은 돼지해 중에서도 황금돼지해다. 천간은 오행구분에 따라 각기 다른 색깔을 부여받았다.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경·신은 흰색, 임·계는 흑색이다. 내년은 복과 재물을 상징하는 색인 황금색(己)이 돼지(亥)와 겹쳤다. 그런 해에 출생한 아이는 복과 재물을 입에 물고 태어난다는 속설이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속설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12년 전인 2007년(丁亥年)은 천간의 색이 적색(丁)이어서 `붉은 돼지해`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600년 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라는 말이 등장해 출산 붐을 일으켰다. 2005년 43만8707명, 2006년 45만1759명이던 출생아 수가 그해 49만6822명으로 급증했고 이듬해 다시 46만5892명으로 제자리를 찾았다.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오는 진짜 황금돼지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청춘들에게는 물론 결혼한 부부들에게도 올해 태어나는 아이는 `복과 재물을 입에 물고 태어난다`하니 가족계획을 한반 세워 봄이 어떨까 한다. 출산율이 떨어져 많은 농어촌 지자체가 소멸위기에 몰리고 있다하니 안타까워하는 소리다. 서두르면(?) 올 10월쯤부터 내년 입춘까지 집안의, 국가의 복덩이가 태어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