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소재로 한 문학이나 음악 작품들이 많다. 고향이라는 단어가 그만큼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시인 정지용은 ‘향수’라는 시에서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애창하는 고향의 봄, 고향생각, 대중가요인 고향무정, 고향역 등 고향을 간절하게 그리워하는 노래들이 많다. 우리는 타향에서 고향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반갑고 고향에 관한 일이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학연(學緣)과 더불어 지연(地緣)이 문제가 되는 것도 여기서 출발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고향 선후배이면 무조건 신뢰하고 같이 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마음 속 깊이 고향에 대한 생각과 그리움을 늘 가지고 있다. 추석이나 구정연휴가 되면 전국적으로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것만 봐도 사람들이 얼마나 고향에 대한 생각이 남다른지를 알 수가 있다. 고향을 방문을 하는 길이 아니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짧은 기간에 대이동을 할 수가 있을까?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여우는 죽을 때 자기가 살던 굴이 있는 언덕 쪽으로 머리를 둔다는 뜻으로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아는 연어(鰱魚)도 태어날 때는 민물에서 태어나지만 바다로 나가 살다가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찾아가 산란을 하고 최후를 맞는 이야기도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연어가 생명을 걸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노력을 볼 때 얼마나 고향으로의 회귀본능이 강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이나 여우나 연어는 본능적으로 가야할 곳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 곳이 고향이다. 왜 우리는 고향을 그리워할까? 고향은 어머니 뱃속에서 따뜻하게 보호받고 자랐던 모태와도 같은 곳이다. 고향은 우리가 태어나고 어머니, 아버지의 따스한 손길로 보호받고 자란 곳이다. 우리 스스로가 삶을 산 것이 아니라 보호받고 양육을 받았던 곳이다. 즉 어머니 아버지의 보호를 받으면서 걱정이 없이 인생의 한 부분을 보냈던 곳이다. 그래서 우리의 심리 속에는 고향에 가면 편안하고 보호받고 아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부모님이 고향에 살아계시는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고 설사 돌아가셨더라도 고향은 언제나 마음의 안식처이고 위안을 주는 곳이다. 험한 세상에서 살다가 지치고 힘들면 늘 고향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이다. 최근에 퇴직하는 전후 세대들이 도시생활을 접고 마음의 안식처인 고향으로 돌아와 정착을 하고자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요즈음 시골에 아기들 울음소리가 끊어진지는 오래되었고 젊은 사람들은 대도시로 나가고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소멸지역으로 거론되는 지역도 많다. 퇴직을 하는 세대들이 더 많이 고향으로 정착을 하도록 유도하는 고향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아이디어를 내보면 어떨까? 얼마 전에 경상북도에서 인구소멸지역에 청년을 유입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도시청년시골파견제’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접한 적이 있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또 여기에 더 보태어 고향을 위해 봉사를 하고 싶어 하는 출향 직장인들이 고향의 기업에서 일하고자 할 경우 채용 시에 가점을 주는 것은 어떨까? 어쨌든 우리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고향으로 와주는 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환영해야 한다. 우리의 고향이 다시 시끌벅적하고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