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사람을 쓰는 과정을 크게 3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단계는 `기용`(起用)으로서 당사자로서는 입직이 된다. 둘째 단계는 일단 채용된 인력의 활용이며 이는 동업자로서 `동행`하는 과정이다. 마지막은 해직으로서 개인은 퇴직이요 서로간은 `떠남`의 단계이다. 　우선, 기용은 `사람 쓰기`의 시발점으로 인사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과정이다. 조조(曹操)는 인재를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고 했다. 기용하는 통로와 방법은 다양하지만 언제나 기본이 되는 것은 `공모` 또는 공채이다. 그러나 분야나 경우에 따라 `추천`이 더 긴요할 때도 있다. 다만 오늘날 이 두 가지는 상당 부분 선·후 관계로 병행되고 있다. 　형식이 공모든 추천이든 실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으로서 `낙하산` 인사도 있다. 일본에서는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뜻으로 아마꾸다리(天降) 인사라고 한다. 낙하산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이른바 `좋은 낙하산`도 있다. 또 `회전문`(revolving door) 인사라는 것도 있다. 이는 미국에서 국방 분야 퇴역 자들이 방산업체 등에 재취업함으로 인한 전·현직 유착과 로비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규율되었으나, 오늘날은 공직자가 재취업할 때의 가이드라인으로 운영되는 긍정적인 개념의 제도이다. 한국의 경우는 공직자 `취업제한` 제도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활용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실로 `인재`를 잘 알아보기가 정말 어렵다. 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말이 있다. 주(周)나라 시절의 백락이라는 자는 `명마`(名馬) 감별 전문가로 유명했다. 아무리 명마라도 백락처럼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야 명마로 알려지듯이 인물도 그를 볼 줄 아는 사람을 만나야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첫인상과 같은 외형도 중요하나 진광불휘(眞光不輝)라 하지 않았던가. 참다운 빛은 겉으로 빛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옥은 3일을 구워봐야 알고 인간은 7년을 지내봐야 그 능력을 제대로 안다고 했다(리수시, 용인:244).  　공·사 조직 할 것 없이 인물을 검증하는 가장 기본 요소는 `청렴성`이다. 청렴하다는 것은 탐욕이 없으며 직무로써 물욕을 채우지 않는다는 것이므로 조직인의 기본 덕목인 것이다. 　공적 조직의 경우에는 이에 더해 `준법성`도 중요하다. 검증은 널리 인간 식별이 그 만큼 어려우므로 행적에 대한 평가를 통해 미래를 추단하기 위한 것이다. 검증에 있어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곤란하다. `다 그런 것이다` 식으로 대충 넘어가서는 아니 된다. 의심되는 요소는 보완 자료나 소명 등을 통해 분명히 정리하거나 무시할 수준으로 판단될 경우 의심을 지운 후에 기용해야 한다. 　다음은, 한 식구로서 같이 고락을 겪는 `동행`의 과정이다. 일단 기용했으면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이른바 `용인불의`(用人不疑)이다. 만약 기용 후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부분은 사람을 쓴 인사권자로서의 운명에 속한다. 또한 기용을 했으면 그 인물의 용량에 맞는 범위에서 권한을 과감히 위임해야 한다. 인재를 모셔다 놓고 본인이 만기친람(萬機親覽)하는 것은 가장 금기시해야 할 행태이다. 그럴 경우 인재는 떠나갈 것이다. 반대로 모든 것을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더라도 기용된 자 입장에서는 진짜 모두 알아서 하면 아니 된다. 중요한 사항은 반드시 상부와 의논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 　끝으로, `사람 쓰기`에 있어 또 매우 중요한 것은 해임 즉 `떠남`의 과정이다. 물건도 사용하고 나면 폐기 절차가 있다. 하물며 인간 그것도 이제껏 기여한 인재를 떠나보낼 때의 절차를 소홀히 해서야 되겠는가!  　역대 정부를 두루 살펴보면 사람 떠날 때의 예절이 충실한 예는 보기가 드물다. 특히 1990년대 문민정부 시절에는 이 점이 소홀했다. 어떤 정무직 공직자는 직원들로부터 한창 보고를 받던 중 텔레비전을 보고 본인 경질을 안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사전에 간단한 설명이나 예고조차도 없이 그냥 해임을 해 버리면 십중팔구 마음에 서운함이 생기게 마련이다. 원망의 가슴으로 누가 편들어주겠는가? 언제 어디서 어느 구름에 비 맞을지 모르는 법이다. 　어떤 일이든 들어갈 때와 나갈 때의 `논리`가 다를 수 있겠으나 인간에 대한 `가치`는 언제나 같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