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면 어떠한 여건에서도 불을 끄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자부심은 본인 뿐만이 아닌 아마 모든 소방관들이 갖고 있을 것이다"대구 수성소방서 범물119안전센터 유재동 소방장은 어릴 적부터 소방관을 꿈꿔온 소방공무원으로 어떠한 여건에서도 화재 진압에 솔선수범 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지난 1976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그는 열악한 여건에서도 화재 진압에 나서는 소방공무원에 매료됐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리고 이러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가족들의 반대에도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를 스스로 선택했다.유 소방장은 "제가 대학을 선택할 당시에는 소방관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교육기반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당시 대구보건대에 소방안전관리학과가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지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유 소방장의 배움을 위한 갈망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2년 간의 교육 만으로 부족함을 느낀 그는 소방교육을 배울 수 있는 4년제 대학을 물색했고 호서대 소방학과로 편입했다. `완벽한 소방관`이 되고 싶었던 그는 호스에서 비롯되는 수압을 이길 수 있게 체력만 있으면 된다는 당시의 소방관에 대한 편견을 스스로 무너뜨렸다.유 소방장은 "소방관에 대한 공부는 파면 팔수록 궁금증이 되살아나는 학문"이라며 "지식에서 비롯된 노하우가 형성되면 보다 완벽한 소방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던 계기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2005년 호서대 소방학과를 졸업한 그는 그해 곧바로 소방공무원에 응시, 그간 쌓아온 지식과 체력으로 무난히 합격의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소방관들이 갖고 있는 근무여건은 당시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열악했다.유 소방장은 "소방관에 자긍심을 가지고 편입까지하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소방관에 대한 처우는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지금은 개선됐지만 당시에는 화재 진압을 위해 입은 방화복이며 장갑 모두 뜨거운 화마에선 무용지물이었다"고 밝혔다.이러한 여건 속에서 처음 맞이한 대형화재는 당연히 유 소방장의 오랜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었다.소방공무원이 된지 불과 2개월 정도 지난 2005년 12월 첫 발령지인 달성군 현풍면 인근에서 발생한 트레일러 화재 사고가 그것이다. 당시 추진체를 실고 가던 트레일러는 브레이크 과열로 불이 나면서 추진체에도 옮겨 붙었다. 잇따른 폭발이 있어났고 불이 점차 확산되면서 자칫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다.유 소방장은 "아무것도 모를 때였기에 당시의 화재는 정말 오랫동안 기억이 남는다"며 "아마 소방호스를 붙잡고 반나절 가까이를 매달린 걸로 기억한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화재를 진압하고 물컵을 들 힘이 없어 바닥에 흘러내린 물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유 소방장은 그러나 번번히 울려대는 출동 명령에 이러한 환경적 요인을 불평할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또한 소방관을 열망했던 자신의 선택에 자부심을 갖는 시간이라고도 했다. 이유는 화재진압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땀으로 범벅이 된 자신들에게 수고했다며 가져다 주는 물과 음료수가 있었기 때문이다.한편 그는 앞으로도 소방공무원이 된 자신에게 끝없는 자부심을 갖고 화마로부터 시민들을 지키는 소방공무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현장직과 내근직으로 인사이동이 있는 만큼 그동안 쌓아온 화재현장에서의 노하우를 통해 대구시민을 지키는 소방공무원으로서 모든 것을 갖추겠다는 것이다.유 소방장은 "화재현장에서 14년 정도를 매달리다보니 제 생활 모두가 여기에 맞춰져 있다"며 "많은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행정으로 발령이 나면 불안해하는 모습이 있다. 저는 그런 일이 생겨나지 않게 스스로 노력하는 소방관으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