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은 이제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모든 것이 다 자동화 되어도 복잡한 도로를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만은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알았으나, 드디어 미국의 `구글`사에서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택시를 상용화 시켰다.  　이것은 인류 과학문명 발달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중대한 사건으로, 이후 인공지능(AI)과 통신기술(IT)을 근간으로 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 드디어 본궤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차세대 초고속 무선통신 방식인 5G가 선을 보이면서 현재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은 문명 충격이 예상되고 있고, 모든 분야에서 걷잡을 수 없는 완전 자동화의 물결이,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상황으로 우리를 몰아가고 있다. 　인류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래 생존을 위한 고된 노동에 시달려 왔지만, 근래 수차례의 기술혁명으로 노동 강도를 완화시키면서 삶의 질을 높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를 집어삼키고 있는 이 전대미문의 기술혁명은 노동의 질을 변화시켜온 과거와 달리, 아예 무노동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고된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된 인류, 언뜻 생각하면 인류를 다시 노동이 없는 낙원 에덴동산으로 복귀시킬 수 있는 축복과 구원의 기술에 모두가 환호해야 하겠지만, 상황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왜일까? 　그것은 이미 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노동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완전 무노동(無勞動)이라는 무료한 생활이 과연 행복일까? 라는 사치스러운 고민만이 아니더라도, 무직업 상태에서 당장의 생계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노동의 대가로 생계를 위한 부(富)가 분배되던 과거와 달리, 이제 미래의 무노동 사회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부가 분배되어야 하는가? 　자동차들이 복잡한 도로를 자율 주행하듯이 우리사회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자율 운행되려면 지금부터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야 옳을까? 혹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도 하는데, 내가 보기엔 전혀 그 반대이다. 우리는 이미 너무 늦고 있으며, 그것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대혼란의 과도기를 피해 갈 기회를 놓쳐버린 건 아닌지 모르겠다. 　현재 우리나라 불과 0.3퍼센터 상위 기업의 소득이 61퍼센터에 이르고 있는 반면, 나머지 39퍼센터의 영업 소득을 99.7퍼센터의 하위 기업이 나누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통계가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소득 격차는 이후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보면, 이 상태에서 우리가 본격적인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게 된다면, 그 99.7퍼센터의 하위 기업은 아예 고사(枯死)되어 사라질 운명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그러니까 상위 1퍼센터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소수 이외 대다수의 사람들은 잉여인간이 되어, 그 극소수 상위 계층의 자비심만을 기대하며, 소위 넘쳐서 흘러 떨어지는 몇 방울의 낙수에 갈증이나 달래야 하는 비참한 신세가 될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미래에는 지금과 같이 부의 상한선이 없는 무한경쟁, 보수적 자본주의로 사회체제가 유지될 수는 없을 것이며 사람의 노동력이 아닌 자동화 시스탬에 의한 가치 생산을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구축과 사회체제 변화에 합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인류는 에덴동산을 떠난 이래 먼 길을 돌아, 이제 다시 에덴의 문턱에 서 있다. 모든 사람이 고된 노동이 없이도 행복한 삶을 향유할 수 있는 낙원을 사이좋게 공유하든, 아니면 눈앞에 있는 에덴동산을 파괴하고 다시 거친 황야로 나아가든, 내가 보기에 신은 인간들의 선택에 절대로 개입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