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에 이어 요즘은 `빚투`가 온라인상 야단이다. `빚투`는 성폭력 고발운동인 `미투`를 패러디한 신조어로 `나도 돈을 떼였다`고 폭로하는 현상이다. 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빚투`가 유행인데 코미디언 이영자, 영화배우 마동석, 마마무의 휘인, 래퍼 마이크로닷과 도끼, 가수 비 등 벌써 여러명의 유명연예인들이 `빚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이중 가수 비와 관련한 `빚투`는 가수의 인기만큼이나 연일 온라인상을 달구고 있다.  　비의 부모가 30년 전 2천여만원을 빌려간 뒤 갚지 않았다는 폭로 때문인데, 지난달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가수 비의 부모를 고발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서울 용문시장에서 떡가게를 하던 비의 부모가 쌀가게를 하던 나의 부모에게서 쌀 1천500만원어치를 빌렸고, 아직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비의 부모가 현금 800만원도 갚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비의 소속사 레인컴퍼니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해 정확한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당사자와 만나 채무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빚투` 현상은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한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친척과 이웃 등으로부터 거액을 빌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이어 래퍼 도끼의 어머니가 20년 전 빌려간 1천여만원의 돈을 갚지 않고 있다는 중학교 동창생의 주장이 나왔다. 도끼는 27일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채무를 변제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빚투 현상`은 `연예인 등 사회적 지명도가 있는 사람들의 후광효과 때문에 변제를 요구하지 못하다가 앞선 폭로에 힘을 얻어 그동안 쌓인 억울한 감정이 폭발하게 된 것` 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몇가지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이같은 `빚투`의 이면에는 유명세 타고 있는 연예인을 향한 `일종의 협박`이라는 의도가 깔려있다. 연예인들은 법적으로는 변제의무가 없지만 명예를 먹고산다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변제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이는 일종의 경제적 연좌제나 마찬가지다. 수년에서 수십년 전 부모가 진 빚을 자식이 떠안아야 하는 것이므로 연좌제나 다름없다. 그나마 `빚투`에 시달리는 연예인 중에는 현재 유명해져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연예인들이 많다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연예인들도 명예를 존중받아야 할 인간인지라 무턱대고 근거도 없이 `빚투`를 당하는 경우는 생기지 않아야 한다. 자칫 심각한 명예훼손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쯤 어느 한사람은 과거 부모가 진 빚의 내용을 곰곰이 알아보고 적극 대응하는 연예인도 나왔으면 한다. 그것이 선의의 피해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말을 생각나게 하고, 소멸시효라는 단어도 생각나게 한다. `빚투`는 이래저래 일반상식과는 많이 다른 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논설위원 김경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