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봉황로 문화의 거리 프리마켓이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교촌 한옥마을과 황리단길을 이어 원도심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어 경주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말마다 들어서는 이 프리마켓은 단순하게 먹을거리와 수공예품 등을 파는 자유시장의 개념을 넘어 버스킹 공연과 각종 이벤트가 함께 마련돼 문화적 접근으로 점잖고 근사한 콘텐츠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봉황로 프리마켓은 인근의 역사관광 유적들이 있어 위치도 절묘하다. 금관총과 봉황대를 비롯해 고분군이 가까이 있고 원도심 상권과 인접해 있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관광도 즐기고 쇼핑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이 지역이 새로운 관광 포인트로 성장하는 데는 황리단길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 안 몫을 했지만 일찍부터 이런 거리가 있었어야 했다. 이름이 알려진 관광도시에는 야간에 열리는 야시장이나 프리마켓이 반드시 존재하지만 경주는 그동안 밤만 되면 암흑천지로 변해 야간 도심관광은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 　그동안 경주에 이런 종류의 프리마켓이 서지 못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기존 상권의 반발이었다. 어느 도시도 이 문제는 늘 대두돼 왔다. 프리마켓에서 판매하는 음식과 물품들이 기존 상권과 중복되면서 생겨난 갈등이다. 그러나 경주시는 `결과적으로 기존 고객을 나눠 가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유치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프리마켓은 기존 상권에도 순기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마켓은 기존의 중앙시장 야시장과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될 듯하다. 예컨대 야시장 문화로 가장 이름 높은 타이베이에는 각 구역마다 야시장이 열리며 아이템은 거의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의 야시장은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각자의 격할에만 충실한다면 경주시의 야시장이 두 군데 열린다고 해서 서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또 봉황로 프리마켓을 주말에만 열 것이 아니라 연중 상설로 열어야 한다. 물론 이럴 경우 기존 상인들의 불만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길게 본다면 서로 상승작용을 가져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황리단길에서 멈춰 서버리는 관행을 깨고 봉황로 프리마켓에서 자연스럽게 원도심 상권으로 인입되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주시의 절묘한 품목 조정이 필요할 것이고 프리마켓에서 중앙상권으로 이어지는 대규모의 이벤트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