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새로 뽑힌 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 벌써 차기 대통령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권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앞서가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런 경향은 뉴스를 만들어 내는 언론 탓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유권자들 또한 차기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로 삼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에도 여권 차기 대권 주자들이 거론됐다. 문 대통령과의 경선에서 2등을 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2017년 3월 민주당 대선 후보경선에선 문재인 현 대통령이 60.2%, 안희정 전지사 20%,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 19.4%의 득표율을 기록, 문재인 대통령이 압도적 지지로 1위를 했으며 안 전지사와 이 지사는 근소한 차이로 2,3위에 랭크됐다.  　2,3위 후보들의 선전을 기대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이처럼 예상과는 다르게 나왔다. 대통령 임기가 1년 7개월이 지난 지금 안 전지사는 여비서가 성폭행혐의로 고소하면서 차기 도전은 힘들다는 분석이다. 1심에서 무죄가 나고 항소심이 진행중이지만 정치적 재기가 만만찮아 보인다. 　이재명 지사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논란이 된 혜경궁 김씨의 당사자가 이 지사의 부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부인이 경찰 조사를 받은데다 본인도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수사결과와 재판 결과에 따라 정치생명을 좌우할 위기가 예상된다. 　여권에선 이낙연 국무총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보진영 후보로 부상 하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도 한국노총 집회에 참석해 노동존중 특별시장, 노조하기 편한 시를 만들겠다며 대권을 염두， 노동계 표심 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여권과 달리 야권에서 거론되는 잠룡들중에는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보수진영 대권후보 1위에 오르면서 자유한국당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황 전 권한대행은 내년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될 정도다. 황 전 권한대행이 과연 한국당에 입당해 당 대표 선거에 나설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만약 그가 당 대표에 나서 당선된다면 한국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급부상, 대권에 성큼 다가 갈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하락 추세다. 임기초 70~80%까지 올라가던 지지율은 고용사정이 어려워지 등 경제에 대한 부정평가가 이어지면서 60%,50%대로 하락하다 마침내 40%대로 주저 앉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6∼2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천508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2%포인트 내린 48.8%로 집계됐다는 보도가 29일 나왔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질수록 차기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차별화 전략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 변화도 흥미롭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9주째 하락, 전주보다 1.6%포인트 떨어진 37.6%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월 4주 차(34.5%) 이후 1년 10개월 만의 최저치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3.3%포인트 오른 26.2%로 5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최순실 태블릿 PC 사건` 직전인 2016년 10월 3주차(29.6%) 이후 최고치로,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25%선을 넘어섰다. 자유한국당으로선 고무적인 조사결과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폭주가 도를 넘었다`며 29일 한국당에 입당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할수록 야권 잠룡들의 보폭은 더욱 빨라 질 것이다.    　아직 대통령 임기는 3년 이상 남았지만 대권 판세가 조기에 달아 오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