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올해 합계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를 의미한다. 산술적으로 합계출산율이 2.0 이상 되어야 현재 인구를 유지할 수 있고, 독신, 불임 등을 감안할 때는 2.1 이상 되어야 인구를 유지할 수 있다. 총인구의 감소 시점도 당초 2028년으로 전망하고 있었으나 그 시점이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인구감소 시대를 앞두고 있다. 　정부도 저출산 문제에 대한 다양한 대응을 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를 다룰 전담조직으로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고, 각 부처에서는 최근 13년간 143조원을 투입하였다. 아울러 저출산 현상이 예상보다 심각함에 따라 2016년 작성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수정작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조직을 구성하고 재원을 투입하여 적극적으로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의 해결은커녕 그 정도는 심각해지고 있다. 인구가 마냥 증가할 수만은 없는 일이기에 감소하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이다. 　저출산은 국가적인 현상이지만 그 심각성은 지방에 있다. 따라서 지방의 저출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저출산 대응정책은 주로 중앙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정책기획과 의사결정 역시 중앙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저출산의 최일선은 지방인데 정작 그 대책의 논의과정에서는 지방이 소외되어 있다. 따라서 저출산 대응정책에서 지역의 특수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및 기능분담이 필요하다. 보육·육아 지원정책을 비롯한 복지정책의 근간은 중앙정부가 마련한다. 그러나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인구감소 시대에 대한 `적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외연적 확산 위주의 도시계획에서 벗어나 도심활성화, 도심과 부심의 기능분담, 농어촌지역의 소생활권 확충 등을 본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인구과소 지역에 대한 공간구조 재편, 공공서비스 전달체계 다양화를 검토해야 한다.  　둘째,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및 기능분담이 필요하다. 광역지방자치단체는 지역전체를 조망하면서 시군들의 인구정책을 조율하고 합리화하는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지방자치의 특성상 개별 시군은 자신의 이해에 따라 인구정책을 수행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자칫하면 시군간의 인구유치를 위한 과당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조정·총괄기능이 중요하다. 한편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주민생활과 밀접한 주민밀착형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주민생활을 위한 기초인프라를 확충하고 특색있는 지역활성화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저출산 대응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현행 저출산 대응정책은 대게 출산장려금 지급이 중심이다. 따라서 지역사회 공동돌봄 활성화, 조합형·공영형 돌봄조직 활성화, 임산부 복지정책 강화, 민관 협력형 인구유치 전략 등의 다양한 인구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넷째, 인구정책에 있어서 지역주도성(local initiative)을 확보해야 한다. 저출산 대책을 포함한 인구정책에 지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치권이나 해당 중앙부처에 지역특성을 반영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건의해야 한다. 필요하면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중앙·지방협력회의(신설예정) 등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지역의 관련 전문가가 중앙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문제는 지역에 당면한 문제이다. 따라서 저출산 대책의 논의과정에서 지역이 소외되지 않도록 지자체와 관련 전문가를 비롯한 지역사회의 꾸준한 노력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