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에서 소방대원이 구조할 수 있는 인원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체계적인 교육은 수백명에서 수천명을 살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대원들에게 보다 성능 좋은 장비를 공급해 안전하게 무사귀환을 돕는 대구소방본부 현장대응과 장비관리팀 오송철 주무관은 "노련한 소방대원도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화마(火魔)의 공간에서 사람의 생명을 지켜내는 일은 쉽지가 않다. 체계적인 소방교육은 화재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대원들에게 올바른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 역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6년 2월 대구 달서소방서 송현119안전센터를 시작으로 12년여간 구급대원으로 활약한 오 주무관은 앞서 언급했듯이 그동안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소방대원들에게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는 일을 맡고 있다. 하지만 오 주무관이 장비의 중요도만큼 소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구급대원으로 있으면서 겪어왔던 안타까운 상황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 주무관은 어릴 적부터 구급대원의 꿈을 갖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한 소방공무원이다. 광주보건대에서 응급구조학을 전공할 정도로 자신의 꿈을 집중적으로 다듬어 갔던 그는 구급대원이 된 이후에도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업무에 매진했다. 오 주무관은 구급대원이 되기 전 6개월여간 해 온 사설응급의료요원으로의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필기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소방공무원이 될 줄 알았는데 처음 시험은 떨어졌다"며 "의욕이 많이 사라졌었다. 하지만 6개월여간 사설응급요원으로 일하며 구급대원의 중요성을 느꼈고 이런 경험이 초심을 잃지 않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구급대원으로써 소방공무원에 첫발을 내딘 그는 오랜 자신의 꿈이었던 만큼 모든 일에 사명감을 가졌다. 이런 정신력은 피곤한 몸을 움직이게 하는 근원이 됐고 단 한번도 자신과 타협하려하지 않았다.그러나 모든 소방공무원이 그렇듯 그 역시 구급대원으로써 응급환자를 살리지 못한 죄책감에 힘든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지난 2016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버스와 승용차의 추돌 현장을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오 주무관에 따르면 당시 사고는 승용차가 무리한 끼어들기를 하려다 버스와 충돌한 사고로 승용차를 몰던 남성은 경상을 입은 반면 뒷좌석에 있던 아내와 어린 딸은 중상을 입었다. 오 주무관은 현장에서 아내와 어린 딸을 응급조치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어린 딸은 이송 도중 목숨을 잃었다.  "사고 현장에서 승용차를 몰았던 남성은 자신의 죄책감에 정신을 놓고 있었다. 여러 소방대원들이 매달려 아내와 딸을 꺼낼 수 있었지만 딸은 상태가 너무 안 좋았고 결국 이송 도중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오 주무관은 이같은 한 가정의 불행으로 생긴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자 일처리에 있어 더욱 엄격해졌고 그의 노력은 일년 뒤 한 가정의 가장을 살리는 성과로 다가왔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자녀를 둔 가장에게 심근경색에 따른 심정지가 온 것은 2017년. 약간은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 주무관은 신속한 출동으로 현장에 도착, 제새동기를 통해 기적적으로 아버지를 살려냈다.한편 오 주무관은 구조대원으로 있으면서 보다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소방대원의 교육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소방교육은 자신의 가족을 지켜내는 자산이라는 게 오 주무관의 설명이다.실제로 그는 구급대원으로 일하며 틈틈히 소방교관 교수 요원을 비롯, 여러 기관의 교관일을 맡아왔다. 오 주무관은 "소방교육의 필요성을 실감해왔기에 교육할 기회가 올 때마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후배들과 일반인들에게 소방교육을 펼쳐 화재로부터 안전한 대구시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