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후 추진한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이 밀집한 경북지역은 사실상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원자력 학계와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선 탈원전 정책 폐기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지만 정책 방향이 바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최근 임명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취임일성으로 탈원전 정책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한데서 보듯 탈원전은 정권과 함께 변하지 않고 갈 것 같다. 　탈원전 바람을 타고 태양광발전시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부작용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멀쩡한 산림들이 훼손되고 산사태가 우려되는 등 환경파괴로 인한 민원이 이어지면서 태양광사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처럼 한쪽에선 탈원전에 편승,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광풍이라고 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탈원전 지역 주민들의 시름은 이와 반대로 깊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울진군은 군수와 주민들이 탈원전에 따른 지역 경제 파탄을 우려하며 지난 9월 초 청와대 앞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민심을 정치권에 전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주민 동의없는 탈원전정책은 원천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했으며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관련해서도 해당 지역주민들은 한수원과 정부의 일방적 폐쇄결정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원전 건설이 무산된 영덕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릴 동력으로 우여곡절 끝에 원전을 유치했는데 부지매입이 중단되고 나니 그 여파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원전지역 주민들은 기피시설인 원전을 안고 살며 국가에너지정책에 충실히 따랐다며 정부의 일방적 탈원전정책 추진으로 생기는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는 없다는게 중론이다. 　원전 가동으로 지자체에 떨어지는 지역자원시설세가 가동률 저하와 원전폐쇄로 줄어들면서 경북도와 해당지자체는 그만큼 세수 감소 피해를 입게 됐다. 급기야 원전이 밀집한 경북지역 지자체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에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등 5개 시.군협의체인 경북동해안상생협의회는 지난 16일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경북동해안지역의 경제활성화방안을 수립해 달라는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시장·군수들은 건의문에서 경주시의 경우 월성 1호기 조기폐쇄로 세수가 432억원이 줄어들며 울진군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으로 60년 동안 67조원을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게된다고 주장했다. 　영덕 역시 천지원전 1·2호기 건설백지화로 3조7000억원의 법정지원금 및 사회.경제적 비용 손실이 생긴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건의문에서 정부는 월성1호기 조기폐쇄에 따른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와 천지원전 건설백지화에 따른 피해보상과 대책 수립및 예정부지를 매입하라고 촉구했다. 원전 밀집 지자체와 경북도 뿐만 아니라 경북도의회도 지난 21일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원자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추진에 따라 국내 가동원전 23기중 절반인 11기가 소재하고 국내 원전 발전량의 47%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최대 원전 집적지이자 생산지인 경북도의 지역경제는 벼랑 끝으로 내 몰리고, 도민들은 말할 수 없는 큰 충격에 빠져있다"며 탈원전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탈원전 직격탄을 맞은 경주,울진,영덕 등 3개 시.군이 정부에 탈원전 후속대책으로 요구한 39개사업 중 실질적으로 예산지원이 되는 사업은 울진군 북면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영덕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등 단 2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는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없던 일이 된 셈이다. 　정부가 탈원전 피해지역 지자체의 절실함을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정부는 이제라도 원전지역 지자체와 경북도의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지역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탈원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줄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