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 복판에 있는 모 사립여고 교무부장의 딸인 쌍둥이 자매의 교내 시험부정의혹의 진실들이 드러나면서 학부모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경찰조사와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지만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교무부장은 지난 6일 결국 구속됐다. 이어 경찰이 공개한 시험부정 정황들은 충격적이다.  　쌍둥이 자매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영어시험 문제 정답과 시험지 한 켠에 흐릿한 필체로 작고 빼곡하게 적힌 정답들은 놀랍기 그지 없다. 쌍둥이 자매는 미리 외워놓은 정답들을 커닝페이퍼로 만들어 문제지를 받자마자 이렇게 작은 글씨로 옮겨 적어 놓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쌍둥이 자매측은 시험을 치른 후 가채점을 위해 적었다고 변명 하지만 굳이 깨알같은 글씨로 써놓을 필요가 없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어떻게 이렇게 간 큰 짓을 할수 있을까. 경찰에 따르면 시험지와 정답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5회에 걸쳐 유출되었다고 한다. 　경찰은 세 부녀가 수사과정에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이들을 시험부정의 공범으로 간주하고 세 사람 모두 업무방해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고 한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철저한 수사를 다짐하고 있어 시험부정 의혹을 뒷받침할 추가적 사실들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쌍둥이 딸의 시험부정의혹이 드러나게 된데는 지난 7월24일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관련 민원글이 올라온 게 계기가 됐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쌍둥이 딸은 지난 2학년 1학기에 성적이 올라 문·이과 전교 1등을 했는데, 기존 성적 등을 비교해 볼 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쌍둥이 딸의 1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은 각각 121등, 59등이었다고 한다. 여기에 두 딸의 아버지가 학교 교무부장을 맡고 있었다는 점이 거론되면서 시험문제가 유출된 게 아니냐는 의혹은 짙어졌다. 결국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면서 서울교육청이 감사를 시작한 뒤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면서 100여일만에 진상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경찰의 수사에도 불구 현재 당사자들은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사건의 진실은 재판이 끝나봐야 알겠됐다. 하지만 경찰 수사로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시험부정의혹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학교측은 교무부장인 쌍둥이 자매 아버지가 구속되자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쌍둥이 자매의 성적을 0점 처리하고 퇴학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시험지와 답안지 유출의혹을 받은 교무부장인 아버지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파면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쌍둥이 자매는 성적뿐만 아니라 각종 교내상도 석권했다는 보도다. 입학 이후 지난 2학년1학기까지 44개의 교내상을 받았다고 한다. 문과에 다니는 언니는23개, 이과인 동생도 21개 부문에서 상을 탔다는 것이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다른 학생들은 한 학년에 하나도 받기 힘든 비교과 수상까지 휩쓸었다는 것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부문에 대한 수사도 촉구하는 등 분노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은 또 과거에도 성적비리가 만연 했던 걸로 알고 있다며 이 학교를 거쳐 명문대에 진학한 교직원 자녀에 대한 전수조사도 요구하는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그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학교는 학부모들의 신뢰를 회복할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쌍둥이 자매 시험부정 의혹은 학교내신관리뿐만 아니라 내신이 토대가 되는 수시전형에 대한 불신마저 확산되고 있다. 내신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이 커지면 공교육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교육당국은 이번 쌍둥이 자매의 시험부정 의혹을 계기로 내신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을 통해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각종 교내대회수상을 한 학생에 몰아주기 등 그동안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 제기된 문제점들도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몇몇 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다른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비교육적 처사가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그거야말로 용납 못할 일이다. 내신비리가 교육현장에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교육당국의 특단의 조치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