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말은 쉽지만 실제상황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방안을 아무나 생각해 내기란 어렵다. 코페르니쿠스는 천재였음에 틀림없다. 그에 관한 이야기는 이제 할 필요조차 없다.  　기업연수에서 영업의 `발상의 전환`에 관한 사례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알래스카 에스키모 인들에게 냉장고 천 개를 팔아치운 세일즈맨이 있었다고 한다. 어떠한 발상으로 어떻게 팔 수 있었는가가 중요했다. 　누가 에스키모 인들에게 냉장고를 팔아보자고 생각이나 해봤을까? 북극지방처럼 냉장고라는 것이 없는 세상에 냉장고 수요가 발생한다면 그건 대박이다.  　그런데 이는 냉장고는 `냉장(冷藏)을 위한 기계`라는 관념에 갇혀있는 한 불가능하다. 생각을 뒤집어 영하의 환경에서는 역으로 `온장고`(溫藏庫)가 될 수 있다면 가능해 진다. 즉 바깥에서는 얼지만 냉(온)장고 속에서는 얼지 않는다면 효용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에스키모 인들에게 냉장고를 팔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냉장고가 필요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그들의 생활에 가전제품이 필요한 환경을 설정하기 위해 먼저 전기를 보급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냉장고 이야기는 세일즈에서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쉽다면 성공사례가 될 수도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사안에 따라 기발한 착안을 해 낼 수 있을까?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머리만 계속 돌려본다고 될 일이 아니다. 노력 없이 일순간에 떠오르는 것은 없다. 또 머리가 좋아야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난국(難局)을 타개할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계속 집중`하여 탐구하되 그 환경은 마상(馬上)·침상(枕上)·측상(厠上)이 좋다. 여기서 나아가 새 지평을 향한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참여관찰`과 `의심`이라는 두 가지 기본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참여관찰`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현장에 참여하여 관찰하는 것이다. 위 에스키모 냉장고 판매 건에 있어서도 에스키모 인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관찰이 바탕이 되었다. 그들의 일반 환경보다 냉장고 안의 온도가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냉장고가 얼지 않게 보관하는 온장고로 둔갑을 하게 된 것이다. 　일본 소니가 아프리카에 텔레비전 판매에 나섰을 때 독일 제품이 지역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제품의 성능이나가격 등 제반 요소에서 소니가 우위에 있었고 판매 전략을 총동원했음에도 독일의 아성을 도저히 뚫을 수가 없었다. 　시장조사팀은 비장한 각오로 현지 주민의 삶 속에 들어가 관찰하던 어느 날 방바닥에 놓인 텔레비전을 딛고 올라 선반에 얹힌 물건을 내리는 것을 목격했다. 전혀 다른 용도인 디딤판으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두 제품의 상판을 비교해 보니 독일 것이 비교도 안 될 만큼 튼튼했다. 　다음으로 `의심`은 사실을 관찰하되 기존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그치지 않고 그 `까닭`을 생각하는 것이다.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상황의 이치를 `종합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소니팀은 원주민의 일상을 `종합적`으로 참여 관찰하다가 엉뚱한 곳에서 해답을 찾았던 것이다. 　조직 성과에도 의외의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수가 있다. 1930년대 메이오(E. Mayo)가 공장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작업환경 요인을 조사를 하던 중 상사가 인간적으로 보기 싫은 스타일이라서 능률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여기에서 바로 그 유명한 `인간관계론`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뉴턴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던, 사과가 꼭지에서 떨어져 하필이면 `아래로` 떨어지는 까닭을 의심한 것이다. 강한 부정은 때에 따라 강한 긍정을 낳듯이 건강한 의심은 창조적 발상의 기폭제가 되는 것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을 찾아 접근하기가 결코 쉽지는 아니하다. 쉬운 길이었다면 이미 누구나 시도했고 또 성취도 했을 것이다.  　`발상의 전환`은 그냥 오지 않는다. `참여 관찰`도 인내를 가지고 `의심`도 꾸준히 할 때 어느 순간 다가온다는 것이다. 모든 과실은 먼저 `뿌림`이라는 수고가 있었을 때 수확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