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전임시장 재직 시 전 구경마장 예정부지 앞 2차선 도로를 무궁화 거리로 명명했다. 언제부턴지는 모르지만 이 거리에는 무궁화가 심어져 있었고 이빨 빠진 형태로 보기 흉하게 남아있다. 사람의 손길이 가지 않아 멋대로 자란 무궁화가 나라꽃으로는 부끄러울 정도로 초라한 모습으로 제 멋대로 자라고 있었다. 　필자 역시 한때 경주시청을 행해 줄기차게 형형색색(300종류)의 무궁화를 심어 멋진 거리로 만들고 잘 가꾸어 시민과 관광객에게 국화(國花)를 통한 애국심과 무궁화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관광거리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바 있었다.  　서울 종로구 궁정동 무궁화동산은 지난날 중앙정보부 안전가옥 터였다.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의해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된 비운의 장소다. 풍수지리설이나 모든 것으로 보아도 흉터임에는 틀림없는 장소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앞길이 개방되면서 시민공원으로 조성되었다. 공원 중앙에는 태극무늬로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심고 무궁화동산이라 이름을 붙였다. 우리들에게 익숙한 분홍색뿐만 아니라 형형색색 무궁화를 볼 수 있어 청와대 앞이 관광객의 단골 코스로 유명해졌다. 지난 9월 산림청이 주관한 `나라꽃 무궁화 명소 선정` 행사에서 최우수 무궁화 명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무궁화는 번식과 관리가 까다로운 내한성이 강한 낙엽관목종이며 보통 한그루에 3,000여개의 꽃이 핀다. 무궁화를 꽃피우려면 단순히 땅에 씨앗을 심어서는 잘 퍼지지 않고 잘 자라지 않는다. 정부 차원에서 무궁화 수천만 그루를 심는 사업을 벌였음에도 주위에서 무궁화를 잘 보기 어려운 것은 매년 가지치기와 가꾸기 비료 등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궁화는 벚꽃이나 개나리와 달리 한번 꽃이 핀 묵은 가지에서 꽃이 잘 피지 않는다. 무궁화나무를 한번 심으면 첫해에 꽃이 활짝 피다가 다음 해부터 급격히 꽃이 줄어드는 것도 가지치기를 해줄지 않은 것이 주원인이다. 　1896년 독립문 주춧돌 축조 시 애국가 후렴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가사를 넣으면서 우리나라 꽃이 되었고 꽃말은 일편단심(一片丹心)으로 지지 않고 영원히 핀다는 의미로 우리민족성을 연상시키고 있다. 독립운동가인 한서 낭궁억(1863~1939) 선생은 1919년 고향인 홍천에 학교를 설립한 뒤 나라사랑운동을 확산시키고 국민 애국심을 키우고자 전국에 무궁화 보급 운동을 벌인 일화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경주 무궁화거리라고 신문지상을 통해 홍보했지만 가보면 초라하다. 차라리 홍보나 하지 말고 뽑아버리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삼국 통일을 한 경주에 무궁화거리 하나쯤 조성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무궁화거리에 투입하면 관광객이 붐비는 계절이 되면 형형색색의 무궁화 꽃이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우리가 외국 여행 중 나라꽃인 무궁화 꽃이 눈에 띄면 자신도 모르게 조국에 대한 뜨거운 심장의 애국심을 가지는 것도 조국애가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리라. 　어차피 무궁화거리로 명명하였으니 다시 재정비하여 멋진 거리로 만들고 나아가 천북 소리 못 둘레 길도 무궁화 공원으로 조성하고, 못에는 널빤지 형이 아닌 정훈에너지의 특허사업인 칼라형 무궁화 모양의 태양광 발전기를 함께 조성한다. 　그렇게 될 때 밤에도 휘황찬란함의 아름다움으로 지역주민들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어 신라 천년의 문화와 만나 경주에 또 하나의 멋진 관광 명승지가 탄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