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국어시험에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는 말의 뜻이 무엇이냐는 문제에 대해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답도 나왔다고 한다. 이에 선생님이 교무실에서 그 답안지를 놓고 천장을 쳐다보며 눈만 껌벅이고 있더라는 얘기가 있다.  　1453년 5월 어느 날 터키 `이스탄불`(당시까지는 콘스탄티노플)에서는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일이 발생했다. 한두 척도 아니고 70여 척의 전함이 야밤에 산을 넘어 정박지를 바꾼 것이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드 2세`는 당시 21세의 약관이었다. 그가 이끄는 16만 대군은 비잔티움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의 정문에 해당하는 서쪽 `테오도시우스` 성벽을 집중 공격했다. 내성·외성과 폭넓은 해자로 둘러싸인 그 테오도시우스 성은 난공불락의 방어능력을 자랑했다. 　헝가리 출신 대포 전문가 우르반(Urban)이 개발했다는 우르반 대포는 포신의 길이가 8미터에 포탄 무게만 600킬로그램에 달하며 소 90마리와 병사 400명이 끌어야 될 정도로 거대한 대포였다. 이 가공할 위력의 우르반 대포와 최정예 친위부대 예니체리 전사들이 연일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견고한 테오도시우스 성벽은 끄떡없었다.    　막강 오스만 대군도 지쳐가자 `정복자` 메흐메드 2세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중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작전을 구상해냈다. 그것은 콘스탄티노플 북쪽의 `골든 혼`(Golden Horn)만의 해안을 면한 취약한 성벽을 기습하는 것이었고 이는 배로 군사를 이동시켜야 가능했다. 배들은 산 너머 동쪽 `보스포루스`(Bosporus) 해협에 정박되어 있었다. 　그러나 골든 혼 입구에는 쇠줄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배가 들어갈 수 없었다. 이 배들을 골든 혼에 띄우려면 산을 넘기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상식적으로 무모하기 짝이 없고 `기상천외`한 선택이었다. 한밤중에 기름칠한 통나무와 병사들과 소떼를 이용해 배들을 산으로 밀어 올려 넘겨 띄우고 그 배로 북쪽 성벽에 접근해 공격했다. 비잔틴 방어군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은 데서 공격을 받자 테오도시우스 성벽을 지키던 병력을 대거 북쪽으로 이동 배치했다. 이 틈을 타서 북서 양쪽에 동시적인 총공격을 가하자 3일 만에 성벽은 뚫렸다. 천년을 넘게 지켜 오면서 신도 뚫지 못한다는 테오도시우스 성벽이 무너진 것이다. 콘스탄티노플 포위작전 개시 약 두 달 만에 전쟁은 끝이 났다. 　이리하여 콘스탄티누스 11세를 끝으로 기독교 천년의 동로마 비잔틴 제국이 멸망하고 이슬람의 오스만 제국에 넘어갔으며, 수도 콘스탄티노플의 이름도 이스탄불로 바뀐 것이다. 메흐메드 2세는 현재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 받고 있다고 한다. 　콘스탄티노플 함락 후 무슬림 관습에 따라 3일간의 약탈이 허용되었다. 그 기간의 처절한 상처를 간직한 채 성 소피아 성당은 오늘날까지 그 위용과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보스포루스 해협의 푸른 물결도 변함이 없었다. 해협 양안의 아름다운 풍광은 예전에도 거의 그대로였을 것이다. 　`여럿이 힘을 합치면 배를 산으로 올릴 수도 있다!` 문제는 해결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므로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 쉬운 문제에 쉬운 답이 있고 어려운 문제에는 어려운 곳에 답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모든 답은 쉬운 데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난제일수록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 매듭도 언젠가는 풀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힘든 과제이더라도 결코 놀라거나 포기할 일은 아니다. 지나고 보면 모두 쉬운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언제나 연습하면 숙달되고 연구하면 해결된다. 조직 생활 30여년을 거치며 배운 것이 고민해서 풀리지 않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옥한 푸른 평원은 대부분 고지 너머에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