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는 우리보다 뒤처진 나라라 생각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우리를 따라오기엔 한참 멀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몇 해 전 가족들과 태국 방콕을 다녀온 뒤 나의 이런 선입견은 흔들렸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란 점을 여행을 통해 새삼 확인했다. 　인구가 1천500만명에 육박하는 방콕은 거주 인구보다 많은 연간 1천6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단일도시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방문자 수를 가진 도시다. 　방콕의 유명사원이나 시내 중심가 등 관광 명소에는 어딜 가나 외국인들로 넘쳐났다. 우리나라 서울 이태원이나 명동보다 더 많은 외국인들이 손에는 지도를 들고 등엔 배낭을 메고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도로를 달리는 버스들은 대부분 낡고 오래돼 우리나라의 시내버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이 많았다. 일 년 내내 무더운 나라라 그런지 창문이 아예 없었다. 승객들은 창문으로 손이나 머리를 내밀어 버스가 달리면서 내는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었다. 　빈부격차가 심하다보니 우리나라의 주상복합 건물과 비슷한 고급 주택지역이 있는 반면 도로를 따라 흐름하기 그지없는 주택들도 즐비했다. 　그러나 여행과정에 우리나라에서는 경험 못할 일들을 경험해보면서 태국이란 나라를 달리 보게 됐다. 그리고 왜 방콕이 해마다 수 천만명의 외국인들이 찾는 세계적 관광도시가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최근 해외여행 패턴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패키지 여행에서 자유여행으로 많이 바뀌었다. 패키지 여행은 아무 걱정 없이 가이드만 따라가면 되는 편한 여행방식이지만 시간에 쫓기는데다 단체 쇼핑 등 내키지 않는 일정도 소화해야 하는 불편함을 참아야 한다. 이에 비해 자유여행은 비행기, 호텔예약에서부터 모든 일정을 개인이 짜야 하는 힘든 점이 있지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콕은 그런 점에서 자유여행 하기에 편리한 곳이었다. 숙박에서부터 이동 수단인 교통까지 한국에서는 아직 걸음마도 띄지 못한 제도들이 벌써 그때부터 시행되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3일간 머문 숙소는 아이들이 에어비앤비라는 전세계 숙박공유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했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방3개에 넒은 거실, 주방까지 갖춘 아파트에 3일 머물렀지만 비용은 한국의 고급호텔 하룻밤 요금에 불과했다. 건물 중간에는 실외 풀장까지 갖추고 있는 고급 아파트 단지였다. 　방콕에서 이동은 차량공유서비스인 우버차량으로 다녔다. 도착한날 새벽 공항에서부터 숙소까지 이동은 물론이고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올 때도 귀국전 공항으로 갈 때도 우버 차량을 탔다. 물론 호출 장소에 따라 대기시간이 길 때도 있었지만 우버 앱을 깔 때 한 번 등록한 카드로 모든 결제가 이루어지고 바가지요금 걱정이 없어 좋았다. 　또 하나 놀란 점은 일요일에도 은행들이 정상영업을 했다는 점이다. 숙소주변 환전소가 문을 닫아 경비원의 안내로 찾아가보니 정말 영업중이었다.  　방콕을 여행하면서 왜 전 세계 관광객들이 방콕을 찾는지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사원을 비롯 무수한 관광자원만 가진 것이 아니라 여행객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여행할 수 있는 이 같은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일 것이다. 관광대국으로 가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태국 방콕에서 답을 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