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대구 수성구청 전자게시대의 설치와 관련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4월 들안길삼거리, MBC네거리, 수성네거리 등 총5곳에 설치된 전자게시대 운영과 관련해 민간투자사업이 접수되면서 제3자 제안공고를 냈다. 제3자 제안공고는 먼저 제안한 최초제안자의 제안 내용을 공개해 보다 나은 사업계획을 가진 제3자 업체를 찾는 입찰방식이다. 최초제안자의 제안 내용은 입찰의 공정성을 위해 변경될 수 없으며 이를 통해 입찰에 선정되면 일정기간 시설 운영에 따른 수익금을 징수할 수 있다. 최근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수성구청은 전자게시대 입찰의 최초제안자인 G사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입찰 공고 방식을 변경하는 등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4월 20일 G사가 가점 10%를 받는 `제3자 제안공모` 공고를 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 뒤인 5월 19일 다시 G사가 변경제안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제안공모의 내용을 가산점 10%가 없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또한 이런 내용을 심의 전에도 제3자인 A사 등에게 전혀 언급하지 않아 불리하게 적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법상 제3자 제안공모는 최초제안자의 제안 내용이 변경되면 재공고를 해야 하고, 여의치 않을 땐 이 같은 내용을 제3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취재결과 이런 과정은 입찰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 C씨가 G사에게 A사의 제안 내용을 알리면서 비롯됐다. A사에 따르면 A사는 C씨와 가진 면담에서 G사가 제안한 모듈은 요즘 거의 사용하지 않고 또한 피치가 넓어 정지화면에서는 글자가 퍼지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게 된 G사는 일부 내용을 변경한 수정 제안서를 다시 제출했고 이러한 사실을 C씨는 A사를 비롯한 입찰 참여 업체에게 알리지 않았다. A사와 C씨의 통화녹취록에서도 C씨가 G사에게 A사의 제안 내용을 알린 사실이 확인된다. 이에 대해 C씨는 "오래전에 추진한 입찰이라 당시의 과정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당시 입찰에 대해 말을 아꼈다.대구 지역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수성구청이 추진한 제3자 제안공고 방식을 G사를 밀어주기 위한 담합 행위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입찰 업체를 미리 선정해 놓고 형식상 가진 입찰 과정이었다는 것이다.공공기관 관계자는 "제3자 제안공고에서 수성구청이 추진한 입찰 과정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이런 악의적인 평가를 추진했다는 것은 담당 공무원의 직무유기로 봐야한다.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현재 C씨는 피해업체의 잇따른 민원에도 김대권 수성구청장의 취임과 함께 지난 8월 현재 부서에서 6급으로 승진했다. A사 관계자는 "이후 여러 정황이 전자게시대 입찰 문제가 C씨만이 아닌 김 구청장이 관련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어 더 이상의 민원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김 구청장은 그러나 A사의 이같은 주장을 완강히 부인했다.김 구청장은 "부구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기자들과 직접 전자게시대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전자게시대의 보고를 최근에 받았다. 고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