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이나 도덕에 벗어난 행위, 법에 어긋나는 것, 잘못이나 허물로 인한 벌을 가리켜 죄라고 한다. 　속설에 의하면 한자어로 죄라는 글자는 넉사(四)밑에 아니 비(非)한다는 자(字)가 죄(罪)이다. 네가지 해서는 안되다는 행동은 불효, 도둑질, 거짓말, 또한 법에 위반되는 짓을 말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죄가 없는 인간이 없고, 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도 없다고 한다. 　성서에 점잖은 훈계로 "네 형제가 잘못을 범하거든 꾸짓고, 뉘우치거든 용서 해 주어라" 인간은 선(善)은 행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악(惡)을 행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사람을 쉽게 믿는 것은 경박스러움의 표시이며 죄를 짓는 것은 자학행위라 했다. 　죄는 소극적인 것이 아니고, 적극적인 것이라서 사람은 자신의 약점이나 허영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만큼 죄를 수치로 여기지 않는다. 죄는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형벌이다. 죄는 추악하다. 인간은 오로지 미숙하고, 무식하고 도덕성이 결여되며, 살아가는 질서에 공포를 느껴 병들어 가고 있는 실존이다. 　모든 행동에 잘못의 결과는 내 탓이 아니고, 남의 탓으로 자기는 착하고 양심적인데 과오의 책임은 항상 `너`다. 죄의식으로 말미암마 범행을 멀리하게 되고, 신앙에서 오는 믿음으로 언제나 건전하게 살려고 노력한 것뿐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chatah`라는 말을 보통 `죄`의 의미로 번역되지만 사실은 `길을 잃은 것, 인간의 본능과 도덕 그리고 양심을 잃은 것`을 뜻하는 말이다. 죄라고 하면 흔히 종교적인 원죄와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종교의 사상이 많은 범죄를 예방한다. 죄를 지은 사람은 언제나 마음이 괴롭고 양심에 가책이 오는 지울 수 없는 상처다. 　도둑질 한 것이 한 가지 죄라면, 잃은 사람은 열 가지 죄라는 말이 있다. 도둑놈은 물건을 훔친 죄 하나밖에 없으나 잃은 사람은 간수를 못한 죄, 남을 의심하면서 이사람 저 사람을 지목한 죄가 되기 때문이다. 　흔히들 `가난이 죄`라는 말을 남기지만 마음이 가난하지 못한 것도 죄라 한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 가운데는 모양도 없고, 무게도 없는 불가시적인 양심이 인간의 행동을 저울질 한다. 　양심(良心)은 도덕적인 가치를 판단하여 정선(正善)을 명령하고, 사악(邪惡)을 물리치는 통일적인 의식을 가리킨다. 선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는 맨 구석자리에 앙심(怏心)이라는 얄궂은 흉물이 있다. 물론 원한을 품고 앙갚음을 하려고 벼르는 마음이 항상 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그래서 양심 없는 지식은 인간의 영혼을 멸망시킨다. 　마음이 약한 사람의 양심은 안면 신경통 같은 것이며, 치통보다 아파서 고운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그야말로 양심가다. 우리들은 자기들의 양심과 숨박꼭질 한다. 혹시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한다. 　마음속의 은밀한 속삭임은 자기 혼자서 밖에 들을 수 없다. 고독을 느끼기 전에는 사람들은 양심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양심이 마비된 후에는 어떠한 부정·불의라도 기탄없이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양심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신(神)의 음성이다. 　양심이란 손끝의 가시 같아 빼어 버리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공연히 그냥 두고 건드릴 때마다 깜짝 놀라는 통증이다. 감각이 무디면 또 다시 죄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