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노후화로 상인과 시민 모두가 불편했던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을 현대화 시설로 재건축 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이동건 대구시 농산유통과장은 "상인들은 자신의 영리 추구를 위해 본래 속성을 잘 버리지 않는 편이다. 도매시장 문제를 놓고 10년이 넘는 기간 답보상태를 보였고 이에 따른 불편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이 과장은 잦은 출장과 회의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랜 숙원사업이 해결됐다는데 따른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에 따른 부수적인 업무들이 급증한 탓이다.그러나 공무원을 천직으로 생각해 왔던 이 과장에게는 이 모든 일들이 그저 자신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일로써 다가올 뿐이었다.경남 진해에서 군대생활을 하던 중 `사람으로 태어나 나라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공무원이 됐다는 이 과장.그는 대구 달서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0여년에 가까운 공직생활을 농경과 등에 몸담으면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을 쌓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이런 오랜 기간을 그저 `서당개가 풍월을 읊을 정도`라고 비교한 그였지만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재건축과 관련해 상인들의 공감대를 모으는데는 누구보다 그의 역할이 컸다.앞서 농산물과 수산물의 도매를 취급하는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1988년 부지 15만 4000여㎡(4만 6600여평)에 설립된 이후 최근까지 거래물량 증가에 따른 공간 협소, 불합리한 교통체계 등에 생산자, 소비자, 유통종사자들로부터 시설의 개선이 요구돼 왔다. 하루 연간 거래량(2016년 기준)은 55만t으로 서울 가락시장(248만t), 서울 강서시장(60만t)에 이어 전국 세번째 규모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간의 이해 타산이 맞지 않아 그 누구도 적극 나서지 않았고 이에 따른 결과는 언제나 제자리 걸음이었다.이 과장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노하우와 전문성으로 상인들에게 다가갔고, 그의 열정적인 모습에 신뢰가 생긴 상인들은 자신의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이후 지난해 3월 유통종사자, 전문가 등 22명으로 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추진협의회가 구성됐고 총15차례의 토론과 상담을 벌인 끝에 재건축에 이르게 됐다.이 과장은 "처음에는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너무 첨예하다보니까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며 "이들과 오랜 대화를 나누며 아픈부분, 원하는 부분 등을 제대로 짚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원할한 합의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 과장은 또 도매시장 기능 약화에 따라 생겨난 농수산물 불법 유통과 관련, 이를 근절하는데도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당시 도매시장은 재건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도매시장 기능이 약화돼 주변사설상권형성과 농산물 불법유통이 확산됐다.이에 도매상인들은 노점상 등은 임대료도 내지 않고 도매시장 주변으로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며 당국의 강력한 단속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과장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점상들과 관련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과거에 머물고 있는 유통종사자들의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주력했다.그 경과 도매시장의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과 구조개혁을 일구는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이 과장은 "도매시장 재건축을 놓고 10여년 가까이를 겉으로 돌다보니 이런 과정에서 생겨난 불법 영업과 불법 유통 등의 내부적인 문제 역시 점차 불거졌다"면서 "도매시장의 공익적 기능과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강한 단속을 벌여 시장 상인들에게 새로운 경각심을 주는 한편 시민들에게 신뢰감이 쌓일 수 있게 노력했다. 앞으로도 우리 농산유통과는 시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날 수 있게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