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일을 하겠다는 알바생에게 처음부터 시급 6천원을 줄 수밖에 없다고 고지를 했어요. 그런데도 일을 하겠다고 해서 고용했는데 야간 알바는 업무를 마친 뒤 아침에 돈을 정산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 정산을 하다 돈이 부족해 알바생과 반씩 나눠내자고 했는데 갑자기 잠적하더니 최저임금이 적용된 월급으로 내놓으라고 그렇지 않으면 고용노동청에다 신고를 하겠다는 겁니다" 최저임금보다 적은 월급에도 일을 하겠다고 한 뒤 오히려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는 아르바이트(알바)들로 편의점 업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업주들이 최저임금 미적용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허위 이력서로 취업하는 치밀함까지 보이고 있다. 경북대 인근의 M편의점 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L(47·여)씨에 따르면 집에 문제가 생겼다며 오랫동안 일해 온 야간 알바가 그만 둔 것은 지난달 11일. 그제서야 급히 야간 알바를 찾은 L씨는 며칠 뒤 시급 6천원으로도 일을 하겠다는 A씨를 야간 알바로 고용했다. 하지만 A씨는 일을 마치고 해야할 정산 등을 다른 직원들에게 미루는 등 자신의 업무를 소홀히 했고 그 결과 지난달 29일 오전 정산에서 4만 2천원이 모자르게 됐다. L씨는 이에 대해 관리자인 자신과 A씨가 반반씩 돈을 나눠 내자고 했지만 A씨는 되려 일을 그만두겠다며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금액으로 지금까지 일한 돈을 통장으로 입금해 달라고 했다. L씨가 시급 6천원에 대한 계약을 언급하자 A씨는 되려 죄처임금 미적용을 대구고용노동청에 신고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L씨는 "최저임금으로 적용해 알바를 고용하는 것은 맞지만 적자운영을 감수하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이라며 "어떻게든 편의점을 운영하려고 하다보니 편법을 썼는데 결국 이런 피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편의점에선 알바가 포스기의 돈을 횡령하거나 하는 등의 일이 적발되면 오히려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은 업주의 약점을 노려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경북대 북문 인근 G편의점 점장 B씨는 "아침에 정산을 하는데 10만원 가까이가 부족해 매장 CCTV를 확인해봤다. 알바가 포스기에서 돈을 세어 주머니에 넣는 장면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 알바에게 따지자 오히려 최저임금을 신고하겠다며 지금까지 일한 돈을 모두 내놓으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바들의 이 같은 범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대구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알바들이 최저임금 계약을 놓고 협박을 해도 피해를 입는 건 업주다. 정부 정책이 우선시 되기 때문에 `편법`에 따른 계약이 오히려 업주들에게 피해로 돌아온 다는 것이다. 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알바들이 편의점에서 돈을 횡령하고 최저임금을 빌미로 업주를 협박하는 사례를 신고 받은 적이 여러 차례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부 정책이 우선 적용되기 때문에 업주들은 고용 상의 문제로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