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밤에 잠을 자다가 꿈을 꾸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좀 기이한 꿈을 꾸고 나면 꼭 그 꿈의 의미를 궁금해 하여 스스로 꿈 해몽(解夢)을 해보기도 하고, 더러는 용한 도사님을 찾아 해몽을 청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꿈이란, 낮 시간에 사람이 활동하며 받아들인 여러 가지 시각적(視覺的)인 영상정보 데이터 들이 케시메모리(cache memory) 속에 임시 저장되어 있다가, 사람이 활동을 멈추고 쉬고 있는 밤 시간에 머리 속의 메인 메모리로 분류되고 저장되면서 발생하는 허상일 뿐, 그기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돼지꿈을 꾸고 로또에 당첨된 것은 무엇이냐는 사람이 있을 법도 하지만, 사실 돼지꿈을 꾸고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런 꿈도 꾸지 않았는데도 로또에 당첨된 사람도 있다. 그러니까 돼지꿈을 꾸었기 때문에 로또가 된 것이 아니라, 돼지꿈을 꾼 후에 우연히 로또에 당첨이 된 것이지만, 그 사람은 돼지꿈과 로또를 연관지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파란 가을 하늘에 한 덩이 흰 구름이 떠 있는데, 때로는 사람의 형상과 비슷할 때도 있고, 어떤 동물의 형상으로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보는 사람의 머리 속에서 그려진 패튼일 뿐, 구름은 그냥 한 덩어리 수증기의 집합체로 기류의 움직임에 따라, 우연히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그 사람의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는 어떤 이미지와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 　그러니까 흉몽(凶夢)과 길몽(吉夢)이라는 것도, 내가 보기엔 전혀 어떤 의미도 부여할 가치가 없는 우리 두뇌 속 신경회로망의 누설전류가 만든 AND 와 NAND 그리고 OR 와 NOR 회로의 작용에 의해 흉한 영상이 합성되기도 하고 기분 좋은 영상이 나타나기도 할 뿐이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사람의 예감을 전혀 무시하자는 얘기는 아니며, 사람에 따라 상당한 예지능력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역시 어떤 신비주의적인 관점보다는 얼마든지 과학적인 해석이 가능한 현상일 것이다. 즉, 성능이 우수한 컴퓨터는 충분한 데이타와 정확한 변수값만 입력시켜주면 복잡한 연산과정을 거쳐 상당히 신빙성 있는 예측 결과값을 내놓기도 하는데, 사람 역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하여 어떤 일에 대한 결과를 추론하고 예측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거나 신비스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는 대단히 고도의 연산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초 고성능의 프로세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의도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의식세계도 있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른 무의식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 무의식의 세계 속에 축적된 다양한 데이타들이 엉키고 상호작용하면서 우리는 시신경(視神經) 뒤 쪽의 GPU에서 직접 합성된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꿈이라는 현상을 통해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사람은 누구나 잠이 드는 순간, 이미 꿈이 시작된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꿈은 메모리에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잠을 깨는 순간 그 꿈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특정한 경우 매우 선명한 이미지가 메모리에 남겨지게 되고, 그런 경우에만 우리는 잠에서 깬 후에 꿈을 꾸었다고 하며, 또 꿈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꿈은 길몽으로만 해석하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