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에 있어 통상적인 인사와 구별되는 개념으로 `발탁인사`·`불공정 인사` 등이 있겠으나 후자는 엄밀한 의미에서 인사라고 할 수가 없다. 그것은 단지 인사권자의 직권남용이요 횡포이다. 　이른바 불공정 인사는 그 양태가 복잡하여 여기에는 과잉 부여하는 `특혜인사`와 부당 처우하는 가혹인사가 있고 작위·부작위도 포함된다. 이들 모두 보편적 인용(認容)의 범위를 넘는 것이다. 이중 실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특혜인사`이며 외형은 발탁인사와 비슷하나 내면은 전혀 다르다. 　`발탁인사`는 연공서열에서 탈피하여 실적과 능력을 위주로 파격적으로 기용하는 것이고 `특혜인사`는 실적과 능력은 고사하고 연공서열 상으로도 부족한데도 과분하게 임용하는 것이다. 　중국의 용인(用人) 역사상 양대 흐름이 임인유현(任人唯賢)과 임인유친(任人唯親)이었다. 전자는 실력을 중시하여 현명하고 유능한 사람을 기용하는 것으로 용인유현(用人唯賢)이라고도 하며, 후자는 가까운 사람을 기용하는 것이다. 조직이나 국가가 쇠퇴기에 있을 때는 후자가 훨씬 많았다는 것이다(리수시,用人:142). 이 임인유친의 범주에 특혜인사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발탁인사나 특혜인사에 해당하는 사례는 동서고금에 수 없이 많다. 그러나 현실에서 양자 구분이 상당히 어려울 때가 있다. 한국 역사에서의 대표적인 발탁인사로는 조선 중종 때 조광조의 기용과 같은 것이 있고, 특혜인사는 그 집단적 시리즈로 세도정치(勢道政治) 하의 인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가까운 일상에서, 정부의 과거 모 부처 차관급 당숙이 중급이하 종질을 부처 내 최고 선호 보직에 앉혀 둔 것, 핵심 Y국장이 실적도 없는 대학후배를 우수인력 다 제치고 근무평정에 유리한 주요 보직에 전보시킨 것, 모 부처의 순환보직에 있어 전직 장관의 아들을 남달리 특별관리 해 준 것 등은 누가 봐도 특혜인사이다. 　그런데 예컨대, 4급 지방공무원이 국가 종합조정기관의 1급으로 오르는데 3년도 걸리지 않은 것, 모 청(廳)의 지방청 인사계장이 승진하면서 바로 본청 인사과장에 임용된 것 등은 발탁인지 특혜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운 인사였다. 그러나 발탁과 특혜, 이 둘을 구분하는 개념기준은 분명히 있다. 양자 공히 과거와 미래가 고려되지만 전자는 과거의 `실적`과 미래의 `비전` 때문이나 후자는 과거의 `친밀`과 미래의 `이득` 때문에 이루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또 전자는 진정 `인재`와 `조직`을 생각하는 `공적인 동기`에서 비롯되나 후자는 `이익`과 `개인`을 생각하는 `사적인 동기`에 그 원천을 둔다. 그리하여 후자는 결국 조직 사유화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래서 전자는 다수의 조직 구성원들을 분발하게 한다. 즉 양(陽)의 자극 효과가 있고 이로써 조직을 활성화한다. 반면에 후자는 다수의 보통사람들을 절망하게 한다. 즉 음(陰)의 자극 효과가 있고 이로써 조직을 침체시킨다. 전자에는 긍정적 효과가 확실히 있지만 후자에는 부정적 효과만 뚜렷이 있다. 그리고 발탁과 특혜 인사 둘 다 조직 내외에서 오랫동안 기억되나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오래 간다. 왜냐하면, 전자는 일종의 부러움으로 남지만 후자는 냉소로 남아 조직세포에 새겨지고 소수에 대한 다수의 무기력을 야기하여 생명을 시들게 하는 독소가 되기 때문이다. 　실로 `발탁인사`는 업적과 역량에 따라 하는 인사임에 반해 `특혜인사`는 `피`와 `물`로써만 하는 인사이다. 피는 혈연·지연·학연 따위이고 물은 계파이다.  　그러므로 인사에서 피를 끊지 못하면 조직은 뒤틀리고 물을 자르지 못해도 오래가지 못한다. 조직 관리에 있어 피는 물보다 탁하나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면 결국 망하게 된다. 그러나 발탁도 지나치면 그 끝이 특혜로 넘어가는 통로가 되어버리는 수가 있다. 조광조의 개혁이 실패한 것은 기묘사화 같은 훈구파의 모함 때문이었다 하더라도 그 이면에는 발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다만, 발탁인사의 비극은 발탁자의 순간 `오만`에서 싹트는 것이고 특혜인사의 비극은 특혜자 자신이 아무리 겸손해도 조직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