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날 것 같지 않던 100년만의 폭염도 끝나고 초가을로 접어들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에 새삼 계절의 변화에 무서움을 느낀다. 여름 무더위에 가보지 못한 곳을 찾아 떠나고 싶은 기분이 들 계절이다. 때 맞춰 전국곳곳에서 다채로운 축제들이 어서 오라는 손짓을 한다. 　대구경북도 예외는 아니다. 당장 28일부터 안동에서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린다. 다음달 7일까지 열리는 축제는 신명과 흥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관광객들에게 손짓 한다. 　가을이면 미식가들의 입맛에 빼놓을 수 없는 게 송이다. 봉화와 울진에서는 송이축제가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봉화는 29일부터 나흘간 내성천과 송이산 일원에서, 울진은 다음달 5일부터 사흘간 울진엑스포공원에서 송이축제가 팡파르를 울린다. 봉화에서는 사전 접수를 통해 참가자들이 직접 송이산에 올라 송이를 따는 송이채취 체험행사가 인기라고 한다. 　얼마 전 평양남북정상 회담을 기념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 북쪽의 가족을 만나지 못한 남쪽 미상봉 이산가족을 위해 북한산 송이 2t을 선물로 보내면서 송이가 주목을 받았다. 남쪽의 송이 맛이 북쪽보다 낫다고 하지만 일반인들은 어느 쪽이든 맛이라도 봤으면 좋을 것이다. 　깊은 산속에서 나는 송이는 귀한 만큼 값도 비싸지만 그런 만큼 송이를 이용한 요리는 다양하다. 특히 불고기를 할 때 송이를 넣으면 그 맛이 배가한다. 영덕, 울진 등 동해안지역은 다행이 송이 작황이 그런대로 괜찮다는 소리가 현지에서 들린다. 송이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이 은은한 송이 향을 맡으며 송이 맛을 만끽하길 바란다. 　축제는 송이뿐 아니다. 대구와 가까운 영천에서는 다음날 7일부터 사흘간 영천한약축제도 있다. 축제장을 찾아 한약의 기운을 듬뿍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고도 경주에서는 신라문화제가 성대하게 열린다는 소식이다. 경주가 고향인 소설가 김동리 선생도 수필집에서 생전에 신라문화제 때면 서울서 고향을 찾은 이야기가 나온다. 여관에 묵으며 행사도 보고 사적지를 찾으며 경주의 정취를 한껏 느꼈다고 한다. 올해 46회째인 신라문화제는 다음달 3일부터 일주일간 월정교와 동부사적지, 시가지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올해는 신라문화제의 명성과 위상을 찾기 위해 경주시가 단단하게 준비했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경주 관광의 상징물인 첨성대를 신라시대 축조방식으로 실물 재현 하는 것을 비롯 선덕여왕 행차, 월정교 부교건너기 등 신라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었다고 하니 볼거리와 즐길거리 가득한 신라문화제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축제에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오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다. 아이들에게 책에서만 보고 듣던 지역을 직접 찾아 그 지역의 문화유적지와 특색들을 보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산교육이다. 　필자도 아이들이 어릴 때 가본 영주 풍기인삼축제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영주부석사 무량수전도 구경하고 한국의 본격적인 서원으로 알려진 소수서원을 찾은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여행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음식이다. 식당을 찾아 배불리 먹은 영주 불고기는 아직도 침샘을 솟게 한다. 축제장과 문화제가 열리는 지역은 식당마다 사람들로 넘쳐 날 것이다. 관광객들과 나들이객들이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은 오롯이 지역주민들의 몫이다. 이 가을 축제의 계절에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바가지요금과 불친절보다 친절한 응대와 미소로 좋은 추억을 안고 돌아갈 수 있게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