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습득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보고 듣는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예부터 교육에서 견문을 중요시 하였다. 오관을 통해 사물과 사상이 지닌 물리적 지식을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할 수 있고, 지식의 성격에 따라서는 직접 배워야 하는 것도 있지만 오늘날과 같이 고도로 문명화 된 사회에서는 현장에 가서 직접 보고 들어보는 경험이 지식 습득에 있어서 빠른 방법이 될 수 있다.  　70년도 초반에 성행하였던 선진지견학도 그러한 취지에서 비롯된 것 같다.  　인간이 지닌 능력은 무한하지만 그것을 계발하려면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노력을 투입하더라도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서 혼자 사고하고 고민하기보다 여럿이 더불어 상의하는 것은 효과적인 학습이 될 수 있어서, 자기 주도적 학습도 중요하지만 가치는 객체(客體)에도 존재하므로 지식의 사회적 구성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연수나 관광 등으로 다른 나라에 가보면 급속도로 발달한 문명화에 놀랄 때가 많다. 그런 현장을 대할 때마다 인간의 지혜는 한없이 무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눈과 귀가 먼저 잘 열리도록 하는 것이 지식습득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준다. 　경주농협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우수조합원 해외연수는 아마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시행하는 것 같다.  　몇 차례 이 행사에 참여하여 다니다 보니, 같은 향토에 살면서 직업적 환경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환담을 나누면서 숙식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을 수 있게 되어 의미 깊기도 하지만, 외국의 색다른 발전상을 접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간 일본 관동지역의 견학적 연수는 매우 뜻 깊은 행사였다. 그 중에서도 `포켓팜 도키도키 츠쿠바 우시쿠점` 견학은 무엇보다 기억에 남고 있다. 14,000여 평의 부지에 지어진 2층 건물로서 자연, 농업, 음식물을 테마로 한 농업체험형 레져 시설이었다. 농산물 직매소, 체험농원, 도키도키 레스토랑, 바비큐시설, 체험교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주차공간은 3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었다.  　특히 1층에 마련된 농산물 직거래소에는 생산자가 재배한 농산물이 깨끗하게 포장되어 질서 정연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생산자가 스스로 가격을 매겨 07:00경에 납품한다는 것이다. 농산물이 도매상, 소매상을 거쳐 소비자에 가는 유통 구조를 단순화시켜 생산자가 생산물을 직거래소에 직접 납품하기 때문에 이익이 보다 높다고 한다. 일본전역에는 이와 같은 직거래소가 약2천5백 여개소가 있다는 것이며, 이 우시쿠점은 위탁생산자 200명이 되는 비교적 큰 시설이다. 생산자들은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직매소에 납품하고 이용 수수료 20% 공제하고도 연간 3,000만원에서 1억 원의 소득을 올린다는 것이다. 이 시설은 비록 도시 외곽에 소재하지만 연간 32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며, 연간매상이 9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직매소와 생산자간에 정직하게 서로 전자통신으로 상품의 판매정보를 신속히 전달하면서 항상 신선한 농산품을 소비자에게 직선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참가자가 모두에게 깊은 공감적 감명을 주었다. 　해마다 태풍과 지진이 전국토를 무작위로 강타하여 초토화하 시키고 있지만 일본 국민들은 떠들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조용히 각기 맡은 생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세계인을 비언어적으로 가르치는 견문적 교육이라고 외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