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평양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평양이 눈부시게 발전했고 산에도 산림이 많다` 는 말을 했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의 사의에 대한 화답 정도의 의례적인 말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이를 지켜보던 국민들로서는 다소 어리둥절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남북 경제협력 내용 중 철도와 함께 선도적인 사업으로 북한의 황폐해진 산림을 복구하는 일을 꼽았기 때문이다.  　문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산림황폐가 심각하니 우리가 전수해주는 산림분야 기술과 협력을 군소리 말고 잘 받고 교류의 물꼬를 터라`라는 말로 해석 될 수도 있지만 혹여 문대통령이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 본 일부 풍경만 보고 한 말, 즉 코끼리의 꼬랑지를 보고 코끼리는 밧줄과 같다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우선 문대통령은 서해직항로를 통해 평양 순환공항에 도착했다. 순환공항은 평양의 관문으로 외국인이 북한을 방문하면 가장먼저 맞닥뜨리는 곳이기도 하다. 　아무리 북한이 곤궁하다고는 하나 이런 항로에서 내려다보이는 산의 산림이 황폐화 되도록 방치하지는 않는다. 포항시 흥해읍에 조성된 사방기념공원이 일본에서 한반도로 들어오는 길목에 위치한 탓에 가장먼저 사방사업이 이뤄진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문대통령이 본 평양은 산림이 우거지고 쾌적한 것은 사실인 듯 보인다. 평양은 한마디로 보여주기식으로 조성된 도시이고 북한 속의 또 하나의 별개의 나라다. 6·25 때 미군의 폭격으로 남은 건물이 몇 없었으니 마음대로 선을 긋고 도시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그러니 녹지공간 또한 충분히 확보 했으리라 짐작된다. 　또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탈북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북한에서 산림이 훼손되지 않고 울창한 지역은 십중팔구 군사시설이라는 것이다. 　군사시설이니 민간인들의 접근이 금지되고 당연히 땔감을 얻으려는 주민들의 출입도 통제돼 말짱하게 산림이 보존되고 있다. 산림이 우거져야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군사시설이 고스란히 은폐된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안다. 전쟁이 발발하면 산림이 우거진 곳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폭격하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니다. 　이 말대로라면 평양 근교에 숲이 많다는 말은 인근에 2중, 3중으로 그만큼 군사기지가 많다는 말이 된다. 문대통령의 이번 칭찬을 김정은 위원장도 곧이곧대로 칭찬으로 들을지 궁금하다.